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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용대책 미흡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정부가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지속에 따른 세계경제의 장기 침체 가능성에 긴 호흡으로 대응하면서 경제활력을 높이고 서민생활 안정을 기하겠다는 것이 기본방향이다. 이 가운데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일자리 대책이다. 위기상황에서 일자리마저 줄면 최악이다.

정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최근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크게 늘면서 외견상 고용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속을 잘 들여다보면 '불편한 진실'이 담겨 있다.

취업자 증가의 상당 부분이 여성, 단시간 근로, 50대 이상 고령층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가계의 소득구조가 과거의 남성 외벌이에서 남편 전일제, 아내 반일제의 '1.5인 맞벌이 모델'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남편 수입만으로 생활할 수 있었는데 이게 힘들어지자 부인들이 마트 계산원 등으로 단시간 근로에 뛰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50대 이상의 취업증가 역시 일을 하지 않고는 먹고살 수 없는 고령층이 많아지고 있음을 뜻한다. 결국 숫자적으로 취업자는 늘고 있지만 그 내부의 고용의 질, 삶의 질의 맥락에서 보면 오히려 악화되는 측면이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은 일자리 40만개 늘리기 등 물량 위주의 정책에서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세부내용에 있어서도 청년 일자리 창출, 베이비붐 세대 일자리 지원 강화 등 그동안 많이 봐온 듯한 내용의 반복 수준이다.



올 하반기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제위기 확산에 따른 수출둔화와 부동산시장 침체,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내수부진 등 내우외환의 어려움을 겪을 우려가 크다. 반면 고용사정은 가정경제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취업자가 늘어나는 바람직하지 않은 계수상의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취업자 증가의 숫자놀음에 취해서는 안 된다. 보다 근본적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동시에 고용의 안정성과 삶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추진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올해 추진하다 중단한 근로시간 단축 등도 하나의 방법이다. 재계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다시 추진하는 길을 찾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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