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에 거주하는 C씨는 지난해 7월 서울~마닐라 왕복 항공권을 72만7,500원에 구입한 후 개인적 사정으로 구입 다음날 항공사에 취소를 요구했다. 그러나 항공사는 위약금으로 29만7,000원을 공제하고 남은 43만500원만 돌려줬다.
항공사의 환불 거부, 위약금 과다 부과 등 항공권과 관련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2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접수된 항공서비스 관련 소비자 피해는 지난 2010년 141건에서 2011년 245건, 지난해에는 396건으로 연평균 67.6% 증가했다.
항공권을 구입하면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겪는 피해사례는 항공사 측의 환급 거절과 과도한 위약금 부과였다.
소비자원이 지난해 접수한 396건의 소비자피해 유형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접수된 사례는 환급 거절, 항공권 구입 취소시 위약금 과다(149건)였다. 운송 불이행ㆍ지연(146건), 정보제공 미흡에 따른 미탑승(45건), 위탁수하물 분실ㆍ파손(21건)이 그 뒤를 이었다.
항공사별 피해 현황을 살펴보면 외국계 항공사 및 국내 저가항공사의 피해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항공사명 확인이 가능한 피해사례 320건 중 외국계 항공사 관련 피해는 176건, 국내 항공사 관련 피해는 144건으로 나타났다.
국내 항공사별 소비자피해 건수는 저가 항공사가 86건, 대형 항공사가 58건으로 집계됐다.
항공권 구입 유형별로는 소셜커머스나 항공사의 인터넷 사이트 등 전자상거래를 이용해 항공권을 구입했을 때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약관규제법 위반 소지가 있는 할인항공권 이용계약 취소시 환급불가 등을 규정한 항공사의 약관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협력해 개선할 예정이다.
아울러 항공서비스 소비자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국토해양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7개 국내항공사의 소비자피해 발생 현황을 분석해 매년 그 결과를 국토부에 통보할 계획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항공권 구입시 위약금 액수 등 계약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외국계 항공사의 경우 피해구제가 어려우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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