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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정모드 진입" VS "더 큰 위기 온다"

세계경제 낙관-비관론 팽팽

성장·고용 등 대다수 지표 변동성 7년 만에 가장 낮아 경기확장 국면 오래 갈 것

과도한 고위험 투자 등 위기요인 곳곳에 널려 조만간 거품붕괴 시작



세계경제가 '대안정(great moderation) 2.0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선진국의 생산·고용·투자 등 경제변동성이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10년 이상의 안정된 성장기가 나타날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대안정기는 제임스 스톡 하버드대 교수 등이 2002년 논문에서 주장한 개념으로 1982~2007년 거시변동성이 낮았던 20여년간의 성장기를 말한다.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낮은 수준에서 장기간 안정된 것이 특징으로 대공황기와 대비된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변동성 감소는 성장률 자체가 과도하게 낮아졌기 때문"이라며 "자산 거품 붕괴 우려 등을 감안하면 대안정기 재연 전망은 시기상조"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일부 '닥터둠'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한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중장기 전망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경제 대안정 2.0모드 재부팅"=블룸버그는 8일(현지시간) "미국 등 선진국 성장과 고용이 안정되면서 금융위기 이전 20년간 지속됐던 대안정기가 다시 올 것이라는 낙관론이 많다"고 전했다. 성장과 고용, 시장 매매 등 대다수 경제 지표의 변동성이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주요 근거다.

블룸버그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요7개국(G7)의 생산 변동성은 0.4%에 그쳤다. 이는 2007년 이래 가장 낮고 대안정기의 평균치인 0.8%의 절반에 불과하다. 올해 고용시장의 성장 변동성도 올해 0.1%로 2009년의 1.7%보다 크게 낮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시장위험지수도 지난 2일 -1.14로 2007년 6월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존 노먼드 JP모건 통화·국제금리 수석 전략가는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더 몰리고 기업과 가계도 확실히 지출을 늘리고 있다"며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이 대안정 2.0모드를 예고한다"고 말했다.

조아킴 펠스 모건 스탠리 공동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이번 경기 확장 국면은 2차대전 이후 가장 오래갈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는 "느린 경기 회복 때문에 오히려 고용·투자가 증가할 여력이 훨씬 더 많다"며 "물가 수준이 낮아 통화 완화 정책이 쉽게 유지될 수 있는 반면 경기 과열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도미니크 윌슨 골드만삭스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도 "경제 주체들이 시장 변동성과 경제, 두 측면에서 더 정상적인 환경으로 복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금융위기 이후 경제 안정을 위한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위험 대출을 제한한 금융 규제 등을 변동성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거품 붕괴 등 새 위기 온다"=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낮은 성장률, 과도한 고위험 투자 급증 등의 위기 요인이 널려 있다며 대안정기 부활 주장에 비판적이다. 피터 딕슨 코메르츠방크AG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대다수 선진국의 인플레이션율은 중앙은행 목표치에 못 미치고 성장률도 2007년보다 낮다"며 "조만간 대안정기가 올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제이슨 퍼만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역시 "지금은 리먼브러더스와 같은 위기가 다시 닥칠 때 어떻게 충격을 최소화할지가 관건"이라고 비판했다. 닐 두타 르네상스매크로리서치의 미국 경제 수석 애널리스트는 대안정기에 다소 못 미치는 올드 노멀(Old Normal)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는 "변동성이 감소한 가운데 성장 모멘텀이 커지면 금리 상승으로 투자가들이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월가의 비관론자들은 "대안정기 2.0 도래는 뚱딴지같은 얘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닥터 둠' 마크 파버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금융위기는 올 하반기에 닥칠 가능성이 있는 더 심각한 위기의 전초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선진국 경제는 전혀 회복되지 않고 미 경제는 둔화되고 있다"며 "지나치게 오른 주식이나 채권이 급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역시 '닥터 둠'으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이날 폭스비즈니스 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장기간의 초저금리 지속으로 미 경제가 신용 거품 붕괴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고위험 거래가 2006·2007년과 비슷한 규모이거나 더 늘어났다"며 "신용 거품이 앞으로 1~2년 내 붕괴되지는 않겠지만 이제 막 시작되려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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