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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5월 선거를 기대하며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오는 5월 말 지방선거를 불과 1개월여 앞두고 후보들의 상호비방과 흠집내기, 공천에 따른 불법 헌금 등 소위 잔인한 4월도 며칠 남지 않았다. 특히 이번에는 그동안 무보수 명예직이던 4,000여명의 지방의회 의원들이 올해부터 봉급을 꼬박꼬박 받게 됐다는 점 때문에 선거가 더욱 열기를 띠고 있다. 선거는 고대 그리스ㆍ로마 도시국가에서 국민의 대표기관인 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불가결의 수단으로서 그 중요성을 갖게 됐으나 최근 들어서는 민의를 대표한다는 구실하에 지배를 정당화하는 조작도구가 돼버린 경향이 있다. 민주주의의 기본원리가 다수결의 원칙 아래 직접 권한을 행사하는 국민의 지배를 의미할진대 우리 선거문화는 최근 들어 민주주의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 같다. 민주주의가 각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고 다수결의 문화라는 것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지자체장ㆍ국회의원ㆍ대통령 등 국가기관 선임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노동조합, 교회, 초ㆍ중ㆍ고교의 반장과 학생회장, 조합장, 교육위원, 대학총장, 심지어 신문사 편집국장까지 투표로 선출하는 것을 보면 이것이 과연 민주주의의 참모습인지 회의를 금할 수 없다. 필자도 최근 모 대학 총장선정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대학총장만 보더라도 외국에는 10년 이상 장수 총장이 즐비한데 우리는 4년 단임으로 족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대학의 참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까. 오늘의 선거만능주의 체제하에서는 오로지 표를 의식한 나머지 진정 나라의 장래와 조직 혁신을 위한 과감한 정책 시행이 불가능한 것이 당연하리라. 우리나라의 경우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ㆍ지자체선거 등이 불규칙하게 줄지어 치러지는 현실을 보면 더욱 그렇다. 대통령께서도 이러한 선거제도를 의식해 이에 따른 개혁의 필요성을 토로한 바 있다. 상식을 벗어나는 50배 과태료 등 아무리 선거법을 강화한다 해도 현행 선거제도하에서는 당선만을 위한 흑색선전과 빈 공약만이 남발되고 결국 정치 무관심층만 양산할 따름이다. 최근 들어 후보자의 공약을 검증하기 위한 매니페스토운동ㆍ스마트운동 등이 일어나고 선거제도 개혁이 논의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제 신록의 5월이 다가오고 있다. 참여정부의 핵심 업적 중 하나가 소위 돈 안 드는 선거제도를 도입한 일이다. 조용한 가운데 지방선거가 치러지고 우리의 풀뿌리 민주주의가 꽃피는 계절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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