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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당국자 “한국은 中어민에 ‘무조건’ 무기사용 말라”

“치안주권 포기 요구…비상식적 발언” 비판 일어

자료=인민망 홈페이지 관련 내용 캡처


중국의 고위 외교당국자가 한국 측이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민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무기를 사용하지 말라는 주장을 펴 논란이 일고 있다.

외교부 아주사(司ㆍ사는 한국의 국 해당) 뤄자오후이(羅照輝) 사장은 지난 5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인터넷 사이트 인민망(人民網)이 주관한 네티즌과 대화에서 “한국이 문명적인 법 집행을 할 것과 어떤 상황에서도 중국 어민에게 무기를 사용해 대처하지 않기를 촉구한다(敦促韓國有關部門要文明執行,在任何情況下不使用武器來對待中國漁民)”고 말했다.

이는 한국이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총기를 비롯한 일체의 무기류를 쓰지 말라는 요구로 치안주권을 포기하라는 것에 다름없는 발언이다. 뤄 사장은 한국을 포함한 대 아시아 외교를 담당하는 핵심 당국자다.

그의 발언 전문은 6일자 인민망 사이트에 고스란히 올라와 있고 중국 주류 매체들은 “중국 외교는 인민을 위한 것으로 어민 보호의 책임이 있다”는 발언을 크게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이런 발언에 대해 비록 공개적인 외교 석상은 아니라고 하지만 고위 외교관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언급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서해에서 이청호 경장이 살해당한 사건 이후에도 즉각적인 유감 표명을 하는 대신 자국 어민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우리 국민의 강한 분노를 불러 일으킨 바 있다. 특히 뤄 사장의 이번 발언은 이청호 경장 살해 사건 이후 ‘유감’을 표명하고 잠시 몸을 낮추는 듯했던 중국 외교 당국자들의 기본적 사고 구조의 이면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이번 발언이 네티즌과 대화 과정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뤄 사장이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네티즌들을 달래는 과정에서 문제의 표현을 썼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뤄 사장은 네티즌과 대화에서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중국은 사단이 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이익을 지키는 마지노선이 어디에 있는지 우리는 명확한 계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한 대중 외교’ 노선에 따라 중국에 공개적으로 ‘싫은 소리’를 가급적 자제하던 주중 한국 대사관도 뤄 사장의 문제성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분위기다.

주중 한국대사관 핵심 관계자는 뤄 사장의 발언을 “비상식적 발언”이라고 지적하면서 “중국 공안도 흉기 등 무기를 든 상대방을 만났을 때는 무기류를 사용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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