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한판 대결만 남았다. 한국 축구에 굵직한 이정표를 남긴 태극소녀들이 일본을 상대로 정상 등극을 노린다. 17세이하(U-17)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6일 오전 7시(한국시각) 트리니다드토바고 포트오브스페인의 해슬리 크로퍼드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10 FIFA U-17 월드컵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이 FIFA주관 축구대회 결승전에 오른 것은 지난 1882년 축구가 한반도에 처음 선보인 지 12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8월 20세이하 여자대표팀이 FIFA U-20 여자월드컵에서 3위에 올라 한국 축구 사상 역대 FIFA 주관 대회 최고 성적을 달성한 지 한 달 만에 언니들의 성과를 뛰어넘은 태극소녀들은 한국 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할 준비를 모두 마쳤다. ◇‘여자 루니’ 여민지 VS ‘여자 메시’ 요코야마 = 양팀의 최고 스타는 여민지(17ㆍ함안대산고)와 요코야마 구미(17ㆍ주몬지고)다. 여민지는 8골 3도움을 기록해 이번 대회 득점왕이 유력하고 요코야마는 6골1도움으로 득점 3위에 올라 있다. 둘은 이번 대결에서 팀의 우승과 최우수선수(골든볼) 수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 여민지와 요코야마는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 여민지는 잉글랜드 대표팀의 웨인 루니처럼 저돌적이며 움직임이 빠르다. 160cm를 조금 넘는 키이지만 헤딩으로 2골을 넣을 정도로 골감각이 뛰어나다. 반면 요코야마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리오넬 메시처럼 화려한 드리블과 개인기가 뛰어나다. 북한과의 준결승에서 그는 미드필드 지역 왼쪽에서 5명의 선수를 따돌리고 결승골을 터뜨려 축구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지일파’최덕주 감독, 맞춤형 전략 세운다=‘영원한 맞수’ 일본은 아시아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여자축구 강국이다. 특히 일본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여자 축구 저변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고르다는 것이 강점이며 공격과 수비 모두 튼튼하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여자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일본을 이긴 적이 있어 결코 두려운 상대는 아니다. 이 승리를 이끈 사령탑이 바로 U-17 여자대표팀을 이끄는 최덕주 감독이다. 최 감독은 더욱이 지난 1987년 일본 마쓰시타 전기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2004년까지 일본 고등학교, 대학교, 성인팀을 두루 거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아온 ‘지일파’이다. 이번 일본과의 결전을 앞두고 비디오 분석을 마친 그는 맞춤형 전략을 내놓는다. 5경기를 치르며 6실점에 그칠 정도로 ‘짠물 축구’가 특징인 일본을 상대로 태극 소녀들의 공격력을 극대화할 전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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