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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없는 전남도청 간부들

장애인 등 교통약자 주차장에

수년동안 얌체 주차… 道 '뒷짐'

전남도청 일부 고위 간부들이 고령자나 영유아를 동반한 운전자 등을 배려하기 위해 마련해 놓은 교통약자 전용주차장에 수년 동안 얌체 주차를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교통약자 전용주차장은 장애인이나 임산부 전용 주차장과는 개념이 약간 다르지만, 고령자나 영유아 동반 운전자 등 교통약자를 위해 법으로 규정해 놓은 것으로 간부들이 편의적으로 이용해 왔다는 점에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9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청 행정동 입구 바로 앞에는 장애인이나 임산부, 고령자, 영유아 동반 운전자 등 교통약자를 위해 24면의 주차장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이 주차장은 장애인이나 임산부, 고령자, 영유아를 동반한 운전자 등 교통약자가 주차에 드는 시간을 줄여주고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행정동과 근접한 자리에 마련됐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에는 도청 고위 공무원의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도청에는 행정동, 민원동, 의회동 건물 등에 1,219대의 주차공간이 있지만, 행정동과 멀고 주차공간 확보가 어렵다 보니 일부 고위 간부들이 교통약자 전용공간에 차를 세우는 게 수년째 관행처럼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주중에 수차례 확인한 결과 도청 간부들이 출근하기 전에는 꼬깔콘 모양의 표시대를 세워 놨다가 간부 차량이 들어오면 대기하고 있던 청원경찰이 번호판을 확인한 후 표시대를 치우고 수신호로 주차안내를 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목격됐다. 일부 간부들은 본인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차량 주차알림 전화번호를 남겨 놓지 않거나, 일부 전화번호는 아예 없는 번호인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더 심각한 것은 교통약자는 고사하고 같은 공무원들도 실국장 등 간부들이 아니면 댈 수 없는 희한한 주차장으로 변질됐지만, 전남도가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뒷짐만 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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