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공무원·군인·사학연금 등 4대 공적(公的)연금 가입자나 수급자가 사망하면 배우자·자녀·부모 등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 중 우선순위자는 매달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다. 유족연금액은 국민연금 가입자와 2010년 이후 임용된 공무원 등의 유족은 가입자 본인 연금의 60%, 2009년까지 임용된 공무원 등의 유족은 70%다.
하지만 부부 모두 공적연금 가입자나 수급자면 배우자 사망 후 본인의 연금 외에 유족연금의 일부만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더 많은 사람이 골고루 연금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두가지 연금 전액을 중복지급하지 않는 사회보험의 원리 때문이다.
그런데 부부가 어떤 연금에 가입했느냐에 따라 '플러스 알파 연금액'에 큰 차이가 나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부부가 국민연금 커플이냐, 공무원·군인·사학연금 커플이냐, 국민연금+공무원·군인·사학연금 커플이냐에 따라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연금이 유족연금액의 20%(내년 중 30%로 인상 예정), 50%, 100%로 달라서다.
실제 사례를 보자. 월 60만원의 국민연금을 받던 국모(62·여)씨는 지난달 총 74만4,000원의 연금을 탔다. 월 120만원의 국민연금을 받던 남편과 사별한 뒤 유족연금 72만원(60%)의 20%, 즉 남편 연금의 12%인 14만4,000원이 늘어났다. 사립학교 교사 출신으로 월 250만원의 사학연금을 받던 선모(63·여)씨의 연금은 이달부터 총 355만원으로 늘어난다. 월 300만원의 공무원연금을 타던 남편이 사망해 유족연금 210만원(70%)의 50%, 즉 남편 연금의 35%인 105만원이 추가된다. 국민연금을 타던 민모(62·여)씨의 연금은 이달 총 275만원으로 불어난다. 월 250만원의 공무원연금을 받던 남편이 사망해 유족연금 175만원(70%)을 추가로 타게 돼서다.
현행 제도에서 국민연금 커플, 공무원·군인·사학연금 커플, 국민연금+공무원·군인·사학연금 커플의 남편이나 아내가 사망하면 배우자는 남편 또는 아내 연금의 12%(내년 중 18%), 35%, 60~70%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사망한 배우자의 연금이 월 140만원으로 같더라도 늘어나는 연금은 17만원, 49만원, 84만~98만원으로 제각각이다.
공적연금에 사회보험의 원리를 차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내는 것보다 훨씬 많이 주는 공적연금 속성상 유족연금 전부를 중복 지급하면 연금재정도 그만큼 축날 수밖에 없다.
이용하 국민연금연구원 연금제도연구실장은 "형평성과 재정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관련 법령을 서둘러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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