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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4월 7일] 현대아산의 냉가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아산이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현 회장은 실권주까지 인수하면서 총 40만446주를 사들였다. 기존에 현대아산 주식을 한 주도 가지고 있지 않던 세 자녀까지 증자에 참여하게 해 10만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이들 일가가 증자에 들인 자금은 25억원이 넘는다. 총 유상증자 규모 200억원의 12.5%에 달하는 사재를 넣은 셈이다.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에 이어 개성관광까지 멈추면서 현대아산이 1,000억원이 넘는 매출 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에 미뤄보면 200억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현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대북사업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직원들의 숫자도 정상영업 때와 비교해서 절반으로 줄였다. 그나마 남은 사람들도 임금의 70%만 받는 등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실은 현대그룹의 편이 아니다. 앞서 개성공단에 파견한 직원이 북한에 억류된 와중에 지난 5일 북한이 로켓을 발사했다. 남북관계는 더욱 악화됐고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의 꿈은 더더욱 멀어지고 있다. 이제 현대아산은 생사의 기로에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아산은 대북사업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단순히 수익 창출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경제논리를 통해 닫혀있던 북한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커다란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금강산이나 개성관광 역시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위한 민족적 사업의 의미가 컸다. 정부가 주도할 수 없었던 부분을 민간 부문에서 지원하면서 남북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일조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현대아산을 일개 기업이 아닌 정부의 대북업무의 파트너로 여기고 문제 해결에 나설 필요가 있다. 이번 북한 문제를 다룰 때 정치ㆍ외교적 측면 뿐 아니라 이 부분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울러 현대아산과 함께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100여개 다른 기업들 역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들 기업 모두가 손 놓고 정부만 바라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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