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대사는 오후 4시 35분경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아내) 로빈과 (아들) 세준이, (애견) 그릭스비와 저는 (한국 국민들의)지지에 깊이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한미동맹의 진전을 위해 최대한 가장 이른 시일 내에 돌아올 것”이라며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고 덧붙였다.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20분경(현지시간ㆍ한국시간 오후 7시20분경) 리퍼트 대사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중동순방 중 사건소식을 접하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으며 마음이 매우 아프다”고 위로를 전하고 “몇 년 전 비슷한 경험을 한 입장에서 리퍼트 대사가 얼마나 힘들지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또 “그런 상황에서는 말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어 말을 할 수 있는지를 알고 나서 연락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리퍼트 대사는 “박 대통령의 따뜻한 말씀을 듣게 되어 영광”이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하면서 “의사로부터 박 대통령께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셨다고 들은 바 있어 오늘 통화가 더욱 특별한 대화로 느껴진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한미 동맹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중요한 일들을 항상 함께 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듣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러한 폭력 행위는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신속한 수사를 포함해 필요한 조치들을 엄정히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이 한미 동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며 “리퍼트 대사의 조속한 쾌유와 회복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이 동맹국에 주재하는 미국 대사가 테러를 당한 첫 사례인 만큼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파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관련기사 2·3·4·5·28면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아부다비에서 사건을 보고 받고 “이번 사건은 주한 미국 대사에 대한 신체적 공격일 뿐만 아니라 한미동맹에 대한 공격으로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이번 사건의 진상 파악과 리퍼트 대사의 치료에 최선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하고 “미 정부측에 상황을 신속히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또 주한 외교사절의 신변보호와 외교시설의 경계강화에도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한미동맹 관계에 부정적 인식이나 오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미국측과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안호영 주미 대사와 조현동 주미 공사는 사건 직후 미국에서 각각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성 김 6자회담 수석대표 겸 동아태 부차관보를 만나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이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미국 측은 이번 사건을 한미동맹이나 한미관계 등 여타 문제와는 관계가 없는 별개의 사건(isolated incident)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걸로 안다”면서 “미국은 한국정부가 신속히 정보를 공유해주고 관련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전 7시40분께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강의를 준비하는 도중 김기종(55)씨로부터 25㎝ 길이의 흉기로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를 공격당했다. 김씨는 진보성향 문화운동 단체인 우리마당 대표로 알려졌다. 리퍼트 대사는 피를 많이 흘린 채 순찰차를 타고 인근 강북삼성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가 다시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수술을 받은 후 회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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