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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특허는 발명·기술혁신 이끄는 자양분

■역사를 만든 위대한 아이디어(윌리엄 로젠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링컨은 특허를 출원받은 유일한 미국 대통령이다. 철도 변호사로 일하기도 했던 그는 이런 연설도 했다. "사람은 노동을 하는 유일한 동물은 아니지만 자신의 기량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입니다. 바로 발견과 발명에 의해서 말입니다." 그의 지적처럼 인류의 역사는 발명의 역사이기도 하다. 인류는 탄생 이후부터 계속 뭔가를 발명해왔다. 특히 인류 전체의 삶을 바꾼 큰 변화는 농경과 산업혁명, 이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는 게 역사학자들의 평가다. 첫 번째 변화에 의해 인류는 도시와 계급, 그리고 국가를 발전시켰고 두 번째 변화를 통해 근대의 역사를 바꿨다. 저자는 이 책에서 두 번째 변화인 산업혁명에 관해 이야기한다. 산업혁명은 왜 18세기 영국에서 일어났을까. 저자는 그 이유를 증기기관의 발명과 특허제도에 있다고 본다. 증기기관은 다른 발명품과는 영향력이 남달랐다. 1829년 조지 스티븐슨과 로버트 스티븐슨 부자가 증기기관차를 발명한 이후 산업혁명의 근간인 석탄과 철, 면화 산업이 확산됐다. 증기기관은 광산 배수를 목적으로 발명됐지만 이 광산에서 나온 석탄이 다시 증기기관의 연료가 돼서 산업을 확산시켰다. 증기선으로 영국에 실려 온 면화는 증기방직기를 이용해 천으로 바뀌었고 증기기관차에 실려 다시 시장으로 나갔다. 특히 증기기관이 18세기 영국에서 꽃필 수 있었던 이유는 특허제도 덕분이었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그 이전까지 발명품은 아무나 사용할 수 있었고 발명가는 아무런 특혜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다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소유하고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개념의 확산이야말로 영국에서 발명과 기술혁신이 만발한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재산권 개념의 인식은 민주적 발명 활동의 핵심이었다는 것. 에드워드 쿡이 고안해낸 특허 체제와 로크의 노동 가치설이 결합하면서 이 시기에 불완전하지만 발명 활동을 보호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났다. 그리고 장인들은 이 공간에서 노동의 열매를 통해 부를 쌓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곧바로 보상 가능성이 큰 곳에 노동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실패도 많았지만 그 실패의 교훈조차 발명가들의 새로운 발명으로 이어지는 자양분으로 활용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이밖에도 세계의 지형을 바꾼 기계의 탄생과 기술 혁신, 그 시기에 이뤄진 사회적 변화 등을 고찰한다. 또한 그 같은 성과를 일궈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증기기관차와 산업혁명의 가치를 재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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