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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위기 대응시스템을 갖추자
입력2007-01-03 16:41:51
수정
2007.01.03 16:41:51
[발언대] 위기 대응시스템을 갖추자
전병조 해양수산부 안전관리관
95년 7월23일 오후, 태풍 '페이'가 한반도를 엄습하고 있는 상황. 거대한 유조선 한 척이 미친 듯이 몸부림치며 피항지를 찾아 항해하고 있었다.
파도의 연이은 공격으로 배는 자꾸 항로를 벗어나고 첨단의 항해 시스템도 점차 무용지물이 돼가고 마침내 오후5시. 유조선은 마지막 일격을 맞고 바다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됐다. H사의 유조선 씨프린스호, 배에 실려있던 5,035톤의 원유가 바다위로 콸콸 쏟아져나왔다.
참 이상한 일이었다. 태풍경보가 발효된 뒤라면 연안의 모든 배가 이미 기항을 하고 그에 맞는 대비를 마쳤어야 할 시점. 그런데도 씨프린스호가 무모한 항해를 하고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위기대응 시스템'의 부재에 있었다.
연간 40만척의 선박, 1,350만여명의 여객, 7.6억톤의 수출입 화물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대형사고의 개연성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바다. 적조 등 자연재해, ‘납꽃게’ ‘말라카이트그린’ 사건 등 식품안전 문제, 주변국간 해상경계갈등 등 바다를 끼고 일어나는 위기요인은 매우 다양하다.
이런 위기요인을 인식하고 해양수산부는 바다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건ㆍ사고에 대해 신속한 초동조치와 체계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정책 위기대응 매뉴얼' 개발에 힘을 쏟아왔다.
이 '매뉴얼'에서는 바다와 관련된 전분야에 걸쳐 65개의 가상적인 위기상황을 도출하고 이를 10대 분야 26개로 대처방안을 유형화했다. 해양수산부는 아울러 동 매뉴얼을 전담 관리하는 '위기관리센터'를 둠으로써 상시적인 '바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위기는 바다뿐만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라도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국가 정책의 경우 위기가 발생하면 수많은 국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칠 수가 있다. 그런 만큼 국가의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에서는 발생 가능성이 높지 않고 위험이 임박하지 않았더라도 마땅히 사전에 위기상황을 예측하고 그에 맞게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위기발생시 치러야 할 값비싼 비용을 미리 예방하고 대처해 회피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국가의 보이지 않는 경쟁력인 것이다.
입력시간 : 2007/01/0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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