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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소통의 정치

요즘 자신의 주장을 강변하는 사람은 많아도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에 대해 대문호인 헤밍웨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듣지 않는다”고 했다. 성서에 나오는 바벨탑 이야기에서도 보듯 ‘소통’은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이다. 특히 정치가 우리의 모든 삶을 규정하는 정치과잉 시대인 요즘 소통은 무엇보다 요구되는 필수 덕목일 것이다. ‘소통(communication)의 정치’란 공동체 구성원들이 의견이나 이해관계가 다르더라도 대화와 설득, 즉 소통을 통해 공동이익이나 공동의견에 자발적으로 동의하는 것을 의미한다. 저명한 여성 철학사상가인 해나 아렌트(Hannah Arendt)도 현대 사회에서 ‘소통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바로 정치의 핵심은 ‘소통’인 것이다. 정치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예는 여럿 있다. 비근한 예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만 보더라도 이는 명확해진다. 협상 초기 한미 FTA 체결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은 매우 높았다. 그러나 정부가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각종 공청회 등을 무시하면서 반대 여론은 높아져만 갔다. 결국 협상 중에는 한미 FTA를 둘러싼 국론분열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기까지 했다. 이처럼 소통부재로 인해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경우가 어디 한미 FTA뿐인가. 사패산이 그렇고, 천성산이 그렇고, 새만금이 그랬다. 이 때문에 국론분열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했다. 이런 경우는 정부와 국민 사이에만 발생한 것은 아니다. 정치권 내에서도 소통부재로 인해 수많은 갈등이 발생하고 국력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터넷이 발달돼 어디에서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시대임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는 ‘벽’이 많은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의 에너지를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민, 정치인과 국민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간의 소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서로의 소통을 위해 차근차근 소통문화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우리 언론도 이를 위해 제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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