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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벼락부자 중국? 타고난 DNA가 일군 '준비된 富'

■ 중국인은 어떻게 부를 축적하는가

소준섭 지음, 한길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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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10여년 만에 세계 최대 규모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도약한 알리바바, 구글의 짝퉁 정도로 여겨졌지만 현재 구글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중국 최대의 검색엔진 회사 바이두(百度), 가격만 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해 '대륙의 실수'라는 명성(?)마저 얻은 샤오미(小米)….

지난 수십 년간 중국에서는 세계 경제계를 뒤흔들 만한 기업들의 탄생이 잇따랐지만 사람들은 의심의 시선을 쉽게 거두지 않았다. 장기간 사회주의 체제에 짓눌려 있던 중국이 갑작스레 팽창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이변 또는 우연이라는 의견이 여전히 팽배했던 것. 하지만 국회도서관 중국 담당 조사관이자 '중국인은 어떻게 부를 축적하는가'를 쓴 소준섭씨는 이 같은 중국의 부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뿌리 깊은 역사적 배경 아래 이뤄진 '준비된 부'라고 단언한다.

저자가 말하길 중국 경제는 최근 200여 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였다. 중국을 설명하는 단어로는 '영토가 넓고 물건이 풍부하다'는 의미의 '지대물박(地大物博)'과 '필요한 것은 모두 갖춰져 있다'는 뜻의 '응유진유(應有盡有)'가 빠짐없이 꼽힌다. 더불어 광활한 영토에서 단일 문화권을 조성해 왔던 중국에는 역사상 항상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이 존재했다. 인구가 많기에 언제나 공급자끼리 격렬한 경쟁을 해야 했고 상술이 발달했다. 무엇보다 저자는 중국인들의 내면에 부자가 되려는 염원과 열망이 충만하다고 봤다. 경제활동을 지향하는 인간의 속성을 통찰해 상업을 중요시했던 사마천부터 비효율적인 이데올로기보다 실사구시에 방점을 뒀던 덩샤오핑까지, 중국의 상업주의 전통은 유구하다. 선인의 지혜를 종교처럼 받드는 중국인들은 '사기'의 화식열전 등을 배우며 상업의 전략과 가치를 내면화한다.



책은 중국인의 상업주의적 전통을 이해할 수 있는 역사와 한자 등의 문화적 키워드를 짚어보는 동시에 중국인들의 존경을 받는 대전략가와 대상인들의 성공 전략까지 들여다본다. 책은 중국의 현재를 이해하기 위한 인문학서이자 부자가 되기 위한 전략을 배우는 자기 계발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듯 보인다. 1만8,000원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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