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두 달이 지났다. 국민들은 CEO 출신으로 기업의 성공을 이끈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부국으로,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었고 이제 그 진행 과정과 결과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유능한 CEO와 훌륭한 통치자는 닮은 면이 있고, 강력한 왕조의 통치철학과 성공한 기업의 경영원리 사이에는 공통의 맥이 있었다. 중국의 응용역사학자 쉬줘윈은 중국 왕조의 운영 원리를 현대 경영학 관점에서 재해석한 ‘CEO를 위한 중국사 강의’에서 이 점을 속속들이 짚어준다. 그가 기업인 등 청중을 모아놓고 진행했던 강연 기록을 엮은 것이라 강의란 단어가 제목에 붙었다. 중국 역사 속 경영 모델을 예로 들면 지방 제후들에게 땅을 나눠준 주나라의 국가 운영시스템인 봉건제도는 맥도널드나 스타벅스의 프랜차이즈 시스템 네트워크에 비유된다. 제후의 권력이 강해지면서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던 것처럼 분점이 토착화에 성공하면 결국 본사에서 독립하게 된다. 최초의 통일왕조 진나라는 중앙관리를 지방에 파견하는 군현제도를 실시했고 이는 본사-지사-사무처 구조로 세밀하게 뻗어가는 기업체의 트리형네트워크와 유사하다. 당나라는 지방 도독(우두머리)에게 자주권을 주되 도호부를 파견, 이들을 감독하는 기미제도를 실시했는데 이는 대리점 제도에 빗댈 수 있다. 리더십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리더는 권력을 부하들에게 적절하게 위임하는 위임형과 힘을 독단하는 친정(親政)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당 태종 이세민과 명태조 주원장이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를 현대 경영으로 옮겨놓고 본다면 이사회와 이사장, 그리고 CEO의 역할로 연결된다. 이 외에도 인재 관리, 의사 결정과정의 경영, 조직 관리까지 총 8장으로 구성됐다. 책 말미에는 강의 청중들과 주고받은 질의 응답도 첨가됐다. 이번에 ‘경영편’을 내 놓았고 ‘리더십편’이 곧 출간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