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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11월 27일] 작은 거인이 필요한 프랜차이즈 업계
입력2009-11-26 17:40:27
수정
2009.11.26 17:40:27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일단 가맹점 숫자가 많으면 규모가 큰 기업으로 대접받는 경향이 있다. 얼마 전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자영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프랜차이즈 산업 활성화 방안에도 가맹점 1,000개짜리 프랜차이즈 기업을 100개까지 키우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1,000개 점포를 가진 기업 100개라면 점포 수가 무려 10만개에 달한다. 가맹점 1개당 종사자수 4인, 본사 한 개당 100명으로 잡는다면 40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셈이다. 지난 2008년 현재 우리나라 가맹점 수가 약 24만여개이니 그야말로 대단한 계획이다. 1,000개의 가맹점을 가진 본부 100개를 양성하는 계획은 그만큼 규모 있고 글로벌한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상징적 의미가 내포돼 있으므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잊어서는 안 될 점은 요즘 같은 다양성의 시대에는 규모 못지않게 작은 거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산업시대의 산물이다. 표준화ㆍ단순화ㆍ전문화를 통해 동일한 사업 모델을 복제, 확대 재생산하는 획일성이 특징이다. 효율성에서는 장점이지만 10인1색의 시대에 더 어울리는 모델이다. 현대는 1인10색의 개성화 시대이고 규격화하기 어려운 창의성이 각광받는다.
또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자영업 비중이 가장 높다. 비슷한 업종 간 경쟁도 단연 으뜸이다. 시장 규모도 일본이나 미국보다 훨씬 작다. 미국에서조차 1천개 점포를 가진 본부는 많지 않으며 점포 수가 많은 본부들은 대부분 다국적 기업이다. 일부 업종은 빠른 속도, 많은 점포를 지향하지만 가맹점주 수익을 위한 상권보장, 브랜드 정체성의 유지를 위해 숫자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도 많다.
시대특성을 반영한다면 독특한 개성을 가진 작은 기업들이 프랜차이즈 산업을 함께 성장시켜야 한다. 회사를 크게, 빨리 키우고 싶어하는 게 일반적이 정서지만 그렇게 될수록 창업자 정신이나 그 기업만의 독특한 문화ㆍ철학을 지키기는 쉽지 않다. 존경받는 창업자의 설립정신으로 고객의 사랑을 받았던 기업들이 거대 기업에 합병되면서 처음의 설립취지를 잃고 브랜드 정체성마저 상실되는 경우도 많다.
미국의 시티스토리지ㆍ에코ㆍ앵커브로잉 같은 회사들은 규모를 포기하는 대신 독특한 기업문화와 경영철학, 창업정신을 지켜나가는 작은 거인으로 알려져 있다. 규모 못지않게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채워주는 작고 강한 프랜차이즈 기업에 대해서도 정부의 애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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