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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술계도 韓流바람

베이징 최고 '진르미술관' 이영배·이두식·김동연 등<br>한국작가 개인전 잇달아, 추상·개념미술로 주목받아

김동연의 '고속도로' 시리즈

이영배의 작품

이두식의'잔칫날(Festival)'

중국 베이징 최고의 미술관으로 꼽히는 진르(今日ㆍ금일)미술관이 적극적으로 한국 작가 개인전을 열고 있다. 올해 초 조각가 정현이 한국 작가로는 처음 진르미술관 개인전의 물꼬를 튼 이후 최근 추상화가 이영배, 이두식의 전시가 연달아 막을 올렸다. 내년에는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김동연의 전시가 예정돼 있다. 2002년 베이징에 개관한 진르미술관은 중국 최초의 '사립 비영리' 미술관으로 짧은 역사를 뛰어넘는 영향력을 가진 곳. 이곳에서의 대규모 개인전은 향후 중국 미술시장의 관심 추이와 유럽 화단의 주목을 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2006년 이후 다산츠(大山子) 등 베이징 미술특구에 한국 갤러리들이 대거 진출, 한국 작가들의 역량을 소개한 것이 결실을 이룬 것으로 일각에서는 미술을 통한 한류(韓流)가 불고 있다고 평가한다. 중국 현대미술을 선도한다는 점에서 유럽 화단의 비상한 관심을 끄는 미술관인 만큼 이곳에서의 전시 이력이 작가들의 향후 도약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 2월 한국작가로서 진르미술관에서 처음 개인전을 연 조각가 정현(53ㆍ홍익대교수)은 건설용 침목이나 폐철근을 활용한 조각, 녹 드로잉 등 버려진 것에 내재된 인내의 의미를 재해석 해 '하찮은 것의 미학'을 실현한 작가로 유명하다. 8월25일부터 지난 6일까지 전시한 이영배(53)는 숯을 재료로 다양한 회화와의 접목을 시도하는데, 흰색 바탕에 숯으로 표현한 검은 획은 일견 서예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놓치지 않는다. 작가는 지난 5월 뉴욕 전시 이후 하반기 독일과 미국 LA전시를 앞두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추상화가 이두식(62ㆍ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의 개인전은 지난 12일 막을 올렸다. 강렬한 색감과 필치가 독일 표현주의와 맥이 닿아있는 그의 화풍이 중국 화단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는 평가다. 2004년 베이징비엔날레에 참가한 뒤 베이징 중국미술관이 외국인으로는 처음 그의 작품을 소장했으며 지난해에는 상하이 정부로부터 대규모 작업실 제공과 함께 현지 활동을 제안받았다. 베이징 아트싸이드 갤러리에서는 10월10일까지 '이두식 개인전'을 열어 더욱 다양한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설치작가이자 개념미술가인 김동연(49)은 내년 3월29일부터 전시가 예정돼 있다. 그의 작품세계는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는 14년만의 국내 개인전(27일까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점토를 주물러 만든 것 같은 설치작품 '몬스터(monster)' 시리즈와 3차원의 빌딩을 2차원적으로 재해석한 평면작, 도시의 나들목을 재구성한 작품 등을 볼 수 있다. 신표현주의 대가인 A.R. 펭크의 제자이며 추상미술의 대가 이우환의 극찬을 받은 작가다. 비평가와 작가 등 전문가로 구성된 진르미술관 선정위원회가 고른 이들 작가를 보면 향후 중국 현대미술의 변화가 감지된다. 그 동안의 중국미술은 정치적 목적을 배경으로 구상미술에 치우쳤지만 최근 추상과 개념미술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영미권 중심의 현대미술계에서 3번째 '빅마켓'으로 급성장한 중국 미술시장의 변화는 향후 미술계의 트렌드 변화를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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