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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미사일 공개 등 선군정치 강조

■ 北 김정은 첫 공개 연설<br>김정일 유훈따라 선군정치 강조<br>"적들 원자탄 위협 시대 지나"<br>이미 핵무장 대내외 과시도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강행에 이어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 행사로 김정은 체제의 위용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하지만 조선중앙TV로 20분 이상 생중계된 김정은 북한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연설은 앞으로 남북관계는 물론 한반도 주변정세가 경직될 것이라는 점을 강하게 예고했다.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추대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연설은 조부인 김 주석의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 했다. 흰색 예복을 입은 주요 군 인사, 낮게 들리는 목소리 등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 김일성 주석을 모방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선군정치에 대한 의지는 김 위원장의 유훈으로 강하게 전달됐다. 김 제1비서는 "우리 인민 군대는 어떤 현대전에도 능히 대처할 수 있는 우리 식의 공격수단과 방어 수단들을 완비한 무진막강한 강군으로 자라났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제1비서는 "적들이 원자탄으로 우리를 위협공갈하던 시대는 영원히 지나갔다"고 언급하며 북한이 이미 핵무기로 무장했음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강성대국 원년 선포를 위한 경제난 해소도 강조했다. "우리는 위대한 김정일 동지께서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꾸려놓으신 귀중한 씨앗들을 잘 가꿔 빛나는 현실로 꽃피워나가야 한다"고 김 제1비서는 말했다. 남북관계를 예단할 수 있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다만 "평화가 더없이 귀중하다고 하면서도 민족의 존엄과 나라의 자주권이 더 귀중하다"는 상투적인 말로 대외전략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임을 내비쳤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은 김정은 체제 전환으로 당분간 남북관계는 물론 '6자 회담 재개' 논의도 진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차분한 대응을 보이지만 정부는 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천안함 사건 이후 취한 5ㆍ24 대북제재 조치에서 인도적 지원과 교류는 제외했지만 이제는 이 부분도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강경대응은 4ㆍ11 총선 이후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 현정부의 대북정책을 부정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시도하려는 정치적 계산에 대한 경고 메시지이기도 하다.



북미 고위급회담을 통해 재개의 발판을 마련한 6자회담도 냉각국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기존 합의를 위반함으로써 6자 회담 재개도 사실상 물 건너가는 형국이다.

이번 장거리 로켓 발사로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국' '핵보유국'이라는 점을 재인식시키기는 했지만 국제사회에서 외교적ㆍ경제적으로 더욱 고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성대국 건설이 순탄하지 않게 돼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김 제1비서의 지도력을 군부에 보여주고 체제 결속력을 강화하려 했던 로켓이 서해바다에 떨어져 강성대국 이미지가 실추되며 체면만 구겼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로켓 발사는 김정은 체제가 새로운 권부 라인업을 갖추고 출발하는 상징성 있는 시도인데 실패해 지도부가 당혹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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