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위원회와 대기업·중소기업이 국내산 콩으로 만든 두부를 중소기업적합업종에서 제외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두부가 중기적합업종에 포함된 후 대기업이 국내산 콩 구매량을 줄이면서 콩 가격이 곤두박질해 농가의 시름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대기업 참여로 전체 시장이 커지면 대기업·중소기업·콩 농가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기대도 반영됐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동반위에 따르면 유통 대기업과 한국연식품협동조합연합회, 콩 생산자를 대표한 농협 등 3자가 최근 협의를 열고 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를 중소기업적합업종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동반위는 내부 절차를 거쳐 다음달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식품 대기업들은 두부가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지난 2011년 말 이후 3년간 포장용 대형 판두부 시장에서 철수했다. 또 기존 시장점유율 이상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없었다.
농식품부와 동반위는 이번 합의로 CJ제일제당과 대상·풀무원 등 대기업이 국산 콩 두부 생산을 늘리면 공급 과잉을 겪고 있는 콩 농가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반위에 따르면 국내 두부 시장은 2011년 이후 포장두부(3,700억원)와 비포장두부(1,700억원)를 합쳐 연간 5,400억원 수준에 멈춰 있다. 시장점유율은 CJ제일제당 등 대기업이 80%, 중소기업이 20% 정도다.
규제가 풀린 대기업들이 대형 마트 등을 중심으로 국산 콩 두부 시장 확대에 나서면 두부 시장 전체 커지면서 국산 콩 구매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동반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국산 콩 두부 생산을 늘려 전체 시장이 커지면 콩 농가의 어려움도 일부분 해결되는 동시에 수입 콩 두부 위주로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의 타격은 최소화돼 대기업·중소기업·콩 농가가 '윈윈'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논란이 돼왔던 아워홈의 시장 확대 요구는 수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워홈은 2010년 두부 공장을 짓고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2011년 두부가 중기적합업종에 제한되면서 매출액이 연간 20억원 수준으로 고정됐다. 아워홈은 이번 합의에서 국산 콩 두부에 더해 수입 콩 두부도 확장해 생산량을 100억원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제안했다. 중소기업들은 아워홈이 수입 콩 이용 확대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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