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판 컨슈머리포트'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소비자단체들이 서민생활과 밀접한 지역별ㆍ품목별 가격정보를 관련 홈페이지에 올리면 한국소비자원이 이들 가격정보와 정부ㆍ공공기관의 시장가격, 품질 평가 데이터 등을 통합 서비스하는 '소비자정보 허브(일명 소비자종합정보망)'를 열 예정이라고 한다. 이르면 올해 말 시범적으로 출범한 뒤 내년 말께 완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상품 비교 정보 등 아직 미흡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는 미국 소비자연맹(consumer union)이 발간하는 소비자잡지. 1936년 시작해 현재까지 75년간 주요 공산품ㆍ서비스의 품질 비교정보를 생산,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오랫동안 이런 정보를 변함없이 제공하는 점도 놀랍지만 더욱 부러운 것은 미국 내수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점이다. 우리 정부도 정부출연 공공기관인 한국소비자원, 민간 소비자단체들을 통해 다양한 소비자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최근에는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주유소 기름값, 영유아 서비스 및 이ㆍ미용요금, 자격시험 응시료, 자동차 정비요금, 이동통신 3사 스마트폰 요금제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가격ㆍ품질 비교정보를 생산ㆍ제공하는 데 더욱 주력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1988년부터 월간 '소비자시대'에 품질ㆍ성능 테스트를 거친 제품 비교정보를 2008년 말부터 웹사이트 T-게이트(www.tgate.or.kr)를 통해 상품ㆍ서비스 비교정보와 사용후기, 패널 비교체험정보 등을, 2009년 10월부터 가격비교 사이트 T-프라이스(price.tgate.or.kr)를 통해 유통업태별 생필품 가격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의 의사결정은 구매하려는 여러 대안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고 이해ㆍ접근하기 쉬운 상품ㆍ서비스 비교정보는 활용도도 높고 합리적 선택을 도와준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비교정보를 필요로 하는 품목이나 특정 유형의 비교정보 생산 등이 시의적절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 올바른 소비자정보는 소비자피해를 예방하고 정보 탐색비용도 줄여준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비교 소비자정보 제공은 아직 양적ㆍ질적으로 정보수요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각종 소비자정보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탐색ㆍ활용하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한국 소비자들은 컨슈머리포트를 적극 활용하는 미국 소비자들과 많은 차이가 있다. 따라서 더욱 유용한 소비자정보를 제공하고 적극적인 교육을 통해 소비자들이 유용한 정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부·소비자단체 함께 나서야 정부는 한국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올해 한국판 컨슈머리포트를 만들고자 한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소비자ㆍ시민단체에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모두 미국의 컨슈머리포트, 영국의 '위치(Which?)', 호주의 '초이스(Choice)', 프랑스의 '6,000만 소비자(60 Millions de Consommateurs)', 독일의 '테스트(Test)' 같은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한국판 컨슈머리포트가 탄생하기를 바라고 있다. 정부와 소비자단체들이 소비자에게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이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소비자능력을 갖춘다면 합리적 선택과 소비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소비자 문제가 정보의 불균형과 왜곡된 정보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올바른 소비자정보가 원활하게 생산ㆍ이용되도록 하는 것은 소비자복지를 구현하는 소비자정책의 핵심적 요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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