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포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은 14일 북한의 원자로에 대해 “기술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원자로다. 사고 위험성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아직 핵무기 소형화 기술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보았다. 헤커 소장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종연구소 주최 국가전략조찬포럼에 참석, ‘6자회담 교착과 북한 핵개발의 가속화’라는 주제로 열린 강연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언급하며 “북한은 경수로 원자로에 대한 경험이 없다. 서양에서는 건설방법이나 건설자재를 서로 협력해 최상의 것을 선택하는데 북한은 그런 것에 대한 협력이 안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완공 시점은 최소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북한이 한국이나 미국에 핵공격을 할 가능성은 적다”며 북한이 경수로를 짓는 목적이 전기 생산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주목해야 할 것은 관련 기술이나 자재 등의 외부 유출 가능성이다. 농축우라늄은 은밀하게 만들어져 거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미 확인된 영변 핵 시설 외에도 제2의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가능성에 대해서 헤커 소장은 “북한은 4∼8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을 것으로 보지만 아직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화 기술은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또 한번의 핵실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위성사진을 보여주며 “북한의 실험적 경수로형 원자로 개발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며 “북한은 작년 10월 군열병식에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중거리 탄도의 무수단 미사일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헤커 소장은 “6자회담 외에 대안은 없다고 본다.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해 북한을 협상과정으로 다시 인도하는 게 현시점에서 중요하다”고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헤커 소장은 지난해 11월 방북 중 영변의 원심분리기 1,000개 규모 우라늄 농축시설을 확인하고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를 가동하고 있음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그는 내년에도 핵 시설을 확인하기 위해 방북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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