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가 함께 하기를!"(May the force be with you)
SF 영화 시리즈 스타워즈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다른 사람의 앞날에 행운이 있기를 기도하면서 이 말을 한다. 스타워즈의 포스는 영화 바깥에서도 행운을 불러오고 있다. 제작사인 디즈니를 비롯해 장난감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하스브로 등이 모두 스타워즈 효과로 주가 상승 등 경제적 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10년 만에 영화의 새 시리즈인 '스타워즈:깨어난 포스'가 지난 17일(현지시간) 개봉하면서 스타워즈는 관련 업체에 수십조원의 돈을 벌어다줄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워즈 효과를 가장 톡톡히 보고 있는 업체는 제작사인 디즈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영화 개봉 첫 주에 기본 수익인 티켓판매에서만 디즈니는 2억 5,000만 달러(2,951억 2,500만 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개봉 첫 주 2억 800만 달러의 티켓 판매 수익을 올려 최고 기록을 세운 '쥬라기 월드'를 넘어서는 것이다.
영화 티켓을 판매해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돈은 전체 예상수익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영화관 바깥에서 디즈니가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돈은 더 많다. 매출액의 6~7%를 가져가는 일반적인 라이선스 계약과 달리 디즈니는 스타워즈 관련 상품에 대해 최고 20%의 계약 조건을 밀어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라이선스와 관련된 상품 판매를 통해 디즈니가 최고 50억 달러(5조 9,025억 원)를 더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FT는 이 수익만으로도 디즈니가 지난 2012년 루카스필름에 스타워즈 판권을 사들이는데 투입한 40억 달러(4조 7,220억 원)를 회수하고도 남는다고 전했다.
스타워즈로 돈을 창출하는 디즈니의 '신의 한 수'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디즈니는 지난 8월 올랜도의 디즈니월드와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에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워즈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통신은 이 테마파크에서 디즈니가 벌어들일 입장료부터, 기념품 판매, 각종 부대 수익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전했다.
디즈니가 ESPN, ABC 방송 등 미디어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스타워즈의 수익 확대에 도움이 된다. FT는 해리슨 포드, 캐리 피셔 등 스타워즈 출연진들이 ABC 방송의 토크쇼에 출연했으며, ESPN에서는 영화에 나온 무술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는 등 스타워즈의 흥행을 위한 전방위적인 홍보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스타워즈라는 '수익 보증수표'를 쥔 덕분에 디즈니의 주가도 급등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디즈니의 주가는 113.79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디즈니가 스타워즈 제작 소식을 밝힌 2년 전과 비교해 60% 이상 오른 수치다. BTIG 리서치의 리치 그린필드 애널리스트는 깨어난 포스에 대한 기대감이 주식시장에서 디즈니의 상승세를 이끌었다며 영화가 흥행할 경우 주가가 더 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시리즈가 막을 내린 이후에도 스타워즈는 앞으로 계속 디즈니의 효자상품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노무라 증권의 안소니 디클레멘테 애널리스트는 "어떤 다른 기업도 한 콘텐츠를 두고 디즈니만큼 효율적으로 수익을 창출해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스타워즈는 계속 디즈니에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다주면서 기업 역사상 매우 특별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유명 완구업체인 하스브로도 스타워즈의 포스에 도움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하스보르의 주가는 16일 69.21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연초대비 25% 이상 뛴 수치다. 통신은 하스브로가 이제까지 스타워즈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새로운 콜렉션을 판매해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였다며 이번 주가 상승도 이러한 기대감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영화 개봉과 관련해 스타워즈 브랜드 효과가 특히 주목받는 것은 급성장한 중국 영화시장 덕분이기도 하다. 블룸버그는 중국에서 스타워즈가 역대 외화 중 가장 많은 개봉관에서 상영될 가능성이 크다며, 티켓뿐만 아니라 관련 제품 판매에서도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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