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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칼럼/10월 18일] G20 서울회의와 글로벌 리더십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연차총회에서 환율전쟁을 막기 위한 중재에 나섰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며 중국을 압박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은 "중국이 자국 수출을 늘리기 위해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저평가한다"고 중국을 비판한다. 그러나 중국은 저평가된 위안화가 글로벌 불균형의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미국의 경상적자와 재정적자는 미국이 자초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주요국들이 환율 문제를 놓고 다시 부딪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환율분쟁은 세계경제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데다 각국의 이해가 크게 엇갈려 해결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중국은 위안화 절상을 계속 거부하고 미국ㆍ유럽ㆍ일본은 과도한 금융완화조치로 자국(自國)통화 약세를 유도하면서 위안화를 압박하고 있다. 그야말로 용호상박(龍虎相搏)의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G20 의장국인 한국으로서는 G20이 세계경제를 이끌어가는 최고위급 협의체로 자리 잡으려면 환율분쟁 같은 핵심 현안을 제대로 다뤄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최근 외신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환율 문제도 포함해서 의논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한국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환율전쟁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타협안을 모색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 간의 환율분쟁은 지속될 수 있는가. 미국은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데 중국은 인플레이션을 걱정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압박하기 위해 양적확대 정책 등 무제한 달러화를 찍어낼 것이다. 중국은 위안화의 절상을 막으려면 무역흑자로 넘치는 달러화를 무제한 매입해야 한다. 달러화의 홍수는 축복이 아니라 저주가 될 것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대폭 증가하고 통화량도 큰 폭으로 늘어난다. 부동산ㆍ주식 등 자산 가치는 과도한 거품으로 폭등하고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중국 경제가 붕괴될 것이다. 그때쯤 미국ㆍ유럽ㆍ일본 등은 더블딥이나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고 경기가 회복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고 무역이 위축되면 세계경제는 또다시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다. 각국이 자국의 이해만 주장하면서 서로 대립하면 둘 다 위기를 맞는다. 서로 신뢰하고 타협하면 모두 무사하게 된다. 한국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위안화 절상 압력을 완화하도록 유도하고 글로벌 경제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중국은 막대한 무역흑자를 줄이는 타협안을 마련해야 한다. 중국은 환율안정을 위해 경상흑자를 줄이는 데 협조해야 한다. 수출자율규제도 검토해볼 수 있다. 1980년대 일본이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이러한 수출제한 조치에 동의했었다. 또한 중국은 수출보다 내수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 반면에 미국은 재정적자를 줄이고 투자와 저축을 확대하는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미ㆍ일 간의 환율논쟁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1985년 프라자 합의에 이르렀다. 미국과 중국 간의 환율논쟁도 이러한 전례에 따라 해결될 수 있다. 한국은 세계 15위 경제국으로 이제 글로벌 논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이번 서울 정상회의가 G20 국가들의 정책합의 능력과 함께 한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한국은 서울 정상회의를 통해 금융위기에 처한 국가들에 새로운 금융안전망을 마련해주고 은행 자본규제안 합의를 마무리해야 한다. 또한 한국의 성공적인 발전 모델을 개발도상국에 전파하고 개발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그러나 서울 정상회의가 주요국들의 환율전쟁으로 얼룩질 경우 이러한 과제들은 뒤로 밀리기 쉽다. 한국은 주요국들을 설득해 최대한 타협점을 찾아내서 환율전쟁을 막아야 한다. 환율전쟁은 단순한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통상보복이 꼬리를 물면 세계 교역이 줄고 글로벌 경제는 심각한 침체에 빠지게 된다. 근린궁핍화(近隣窮乏化)의 악순환은 모두에게 불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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