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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펀드의 대형화·장기화 적극 유도해야

펀드시장이 양적으로는 급속히 팽창하고 있으나 질적으로는 여전히 후진적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무려 4,187개의 펀드가 새로 설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66.2%, 증시호조로 펀드 붐이 최고조였던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서도 18%나 늘어난 것이다. 펀드 수탁고도 크게 늘었지만 펀드 숫자는 훨씬 많이 증가한 것은 펀드의 소형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올 초 30조원을 넘어선 주식형 펀드 자금은 이달 초 40조원을 돌파했다. 6개월 만에 10조원이 유입될 정도로 돈이 펀드로 몰린다는 것은 간접투자의 확산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간접투자가 늘어나면 기관의 증시안전판 역할이 제고돼 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고 투자자들로서도 직접투자에 비해 손실위험부담을 덜 수 있다. 그래야 주식수요 기반이 두터워져 증시의 안정적ㆍ지속적 성장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외형성장에 비해 펀드들이 여전히 소형화ㆍ단기화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펀드 규모가 작고 투자기간도 짧으면 자금운용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수익률에서도 기대했던 성과를 올리기 힘들다. 시장의 조그만 변동에도 크게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 투신사의 자산은 미국의 5% 밖에 안 되는 반면 펀드 수는 미국의 70%에 이른다. 고만고만한 펀드들이 그만큼 많은 셈이다. 실제 국내펀드의 1개당 평균 자금규모는 260억원에 불과해 선진국 시장과는 비교조차 안 된다. 또 설정액이 100억원을 넘는 펀드 중 3년 이상 된 펀드는 13.2%에 불과하다. 올 상반기에도 펀드 수가 급증했다는 것은 양적 측면에서는 반길 일이지만 질적인 면에선 취약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간접투자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여기에는 펀드의 대형화ㆍ장기화가 중요하다. 우선 적립식 펀드가 펀드의 장기화ㆍ대형화의 촉매제 였음을 감안할 때 적립식 펀드의 확산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이다. 또 펀드가입 금액과 기간에 따라 판매보수 등에 차등을 두는 상품개발 등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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