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의 재정위기가 심각한 상황에 달했다"며 의회의 조속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버냉키 의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예산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빠르고 의미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미국 경제는 크게 약화될 수 있고 이러한 부담은 다음 세대들이 그대로 떠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재정위기는 미국 경제의 효율성과 함께 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경제성장 만으로 위기에 봉착한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의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정적자가 향후 몇 년간 완화될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을 언급하면서 '이는 단지 폭풍전야의 고요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예산국 보고서를 인용, "오는 2030년까지 예산적자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달하게 되며, 이 경우 매년 이자부담만 GDP의 4.6%를 부담해야 되는데 이는 현재 수준의 3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정적자 축소에 나서지 않는다면 막대한 부채가 또 다른 부채와 이자를 불러와 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며 "상원을 비롯해 행정부, 국민이 내려야 할 결정은 국가의 경제적 자원을 사회보장, 의료제도 등의 개혁에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투입할 것인가에 모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부담이 늘어나는 사회보장과 의료비용 지출이 재정악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며 결국에는 재정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