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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임선근의 추억

제4기 전자랜드배 결승3번기 제3국<br>제1보(1~13)



2주일만에 제3국이 열렸다. 홍익동 한국기원 1층에 자리잡은 바둑TV 스튜디오. 10평쯤 되는 이 스튜디오는 방음 장치가 잘 되어 있어서 바닷속처럼 조용하다. 소음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대국장으로는 최고인 셈이다. 대국 당사자들이 화장실에 다녀오기가 다소 거북하다는 점이 흠이라면 흠일까. 부속실이 하나 있긴 있는데 3평도 채 안되는 좁은 방이므로 검토진은 4층 기사실에 모여앉게 마련이다. 오늘의 사이버오로 생중계는 백홍석5단이 맡았다. 새로 돌을 가려서 강동윤의 흑번. 흑9로 미끄러져 들어갔을 때 백홍석이 가상도를 만들어 생중계 사이트에 올렸다. 그것이 참고도1의 백1 이하 백9까지였는데 희한하게도 실전이 딱 그대로 진행되었다. 백10의 옆구리붙임이 포인트인데 좌상귀에 백돌이 있으므로 이것이 당연하다고 한다. 오늘도 일찌감치 나온 윤현석9단이 흑11 대신에 참고도2의 흑1을 놓아보이며 필자에게 물었다. "이렇게 두면 어떻게 받는 건지 아세요?"(윤현석) "그야 잘 알지."(필자) 척척 백6까지 놓아보였다. "이것으로 흑이 불만이라는 거 아닌감."(필자) "우와, 기본기가 상당하시네요."(윤현석) 필자는 몇해 전에 저승기원으로 가버린 임선근9단을 생각했다. '검토실의 황제'라는 별명을 가졌던 그는 다채로운 가상도를 선보여 언제나 검토실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명쾌한 해설로 관전기사들을 편하게 해주었다. 애주가였는데 한국기원 사무총장으로 있으면서 과음한 것이 저승기원행을 재촉한 것으로 보인다. 필자에게 이 옆구리붙임의 변화를 너무도 상세하게 가르쳐준 사람이 바로 임선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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