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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상징 지젤, 매춘부가 되다

서울발레시어터 '쉬, 지젤, 리본'

서울발레시어터는 고전 발레 지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쉬, 지젤, 리본’을 선보인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 지젤은 알브레히트에게 배신당한 뒤 창녀로 전락한다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제공=서울발레시어터

서울발레시어터는 28~30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쉬, 지젤, 리본(She, Giselle, Re-born)’을 올린다. 이번 공연은 기존 고전 발레의 지젤이 아닌 참신한 감각과 해석을 접목한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 시켰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기존 작품은 연인 알브레히트에게 배신당한 지젤이 괴로움으로 자살하지만 요정이 된 뒤에도 끝까지 그를 지켜준다는 과거의 이야기 틀에서 벗어났다. 대신 순수한 사랑을 갈망했지만 지젤을 짝사랑한 청년 힐라리온의 방해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미혼모가 되고, 기구한 운명 속에 내몰리며 창녀촌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파격적인 내용으로 바꿨다. 순수의 상징이던 지젤이 유곽을 전전하는 신세로 재해석한 대목은 흥미롭다. 아울러 지젤은 순수의 상징인 희고 아름다운 튀튀(발레리나의 치마)도 벗었다. 짧고 관능적인 하얀 원피스와 연보라 원피스로 갈아입고 맨발로 춤을 춘다. 무용수들은 부드러운 선보다는 강한 근육을 바탕으로 한 기교를 선보인다. 지젤의 어머니, 알브레히트의 아버지, 힐라리온 등 원작의 조연도 주연으로 부각시켰다. 빨강ㆍ검정 등 강렬한 색상과 거울, 모빌 등 소품을 이용한 무대는 관객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겨준다. 원작 ‘지젤’과 같은 것은 ‘아돌프 아당’의 음악과 등장인물 정도다. (02)3442-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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