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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미술품 경매 가을 문 연다

서울옥션 10일ㆍK옥션 11일 개최<br>이중섭 유화ㆍ이우환 추상화 등 블루칩 작가들 작품 대거 선봬<br>하반기 미술시장 가늠할 경매… 부진 딛고 반전 성공할지 주목

이중섭의 '너를 숨쉬고'

김기창의 '아악의 리듬'


올 상반기 미술 경매 시장은 CJ그룹과 전두환 비자금 사건 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옥션의 경우, 상반기 낙찰률이 62%, 낙찰총액은 181억 9,300여만원.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2008년 상반기 359억 3,800만원(낙찰률 69%)의 절반 수준이다. K옥션도 사정은 마찬가지. 상반기 낙찰률이 66.3%, 낙찰총액은 89억 8,400만원이다. 역시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 상반기 227억 740만원(75%)의 절반에 턱없이 모자란다.

상반기에 외부 요인으로 한파를 맞은 미술 시장이 하반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 특히 중국 미술 시장이 최근 몇 년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국내 미술 시장도 불확실성만 해소되면 반전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경매 분위기를 가늠할 가를 미술품 메이저 경매가 이달 초 잇따라 열린다.

서울옥션은 10일 오후5시 서울 평창동 경매장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이중섭의 유화, 김환기의 점화, 이우환의 추상화는 물론 일본 팝아티스트 야요이 쿠사마, 간호사 그림으로 유명한 미국 화가 리처드 프린스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수억원 대 작품들을 대거 내놓는다. 유화, 고미술품, 앤티크, 보석 등 150여점의 예술품으로 추정가(감정가) 총액은 50억원에 달한다.

하이라이트는 이중섭의 유화 '물고기를 잡는 아이들'과 엽서화 4장. '물고기를 잡는 아이들'에는 가족을 향한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과 특유의 해학이 담겨 있다.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엽서화는 1940년부터 강제 징용을 피해 원산으로 돌아오던 1943년 사이에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유화와 엽서화 세트 추정가는 각각 2억 5,000만~3억 5,000만원 사이다. 김환기가 뉴욕에서 그린 30호 크기의 푸른빛 점화 '무제'(2억~2억5,000만원), 신문지에 그린 유화(4,000만~6,000만원), 향토적 소재를 담고 있는 10호 크기의 '달과 항아리'(2억~3억3,000만원) 등도 선보인다. 특히 이우환의 1975년작 '점으로부터'는 추정가 6억5,000만~9억원으로 최고가에 도전한다. 해외 작품으로는 프린스의 유화(1억6,000만~2억5,000만원), 야요이의 대표작 '인피니티 넷'(5억~6억원), 톰 웨슬만의 '여인 누드'(1억2,000만~1억5,000만원)가 출품된다.



K옥션은 11일 오후5시 서울 강남 신사동 경매장에서 이중섭의 1950년대 작품 '너를 숨쉬고'(8,000만~1억5,000만원)를 사상 처음 일반에 공개한다. '너를 숨쉬고'는 이중섭의 그림과 시인 김용호(1912~1973)의 시로 구성된 작품으로, 김용호의 장남이 소장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제주 시절 이후 줄곧 등장했던 물고기를 소재로 한 이중섭의 그림과 김용호의 시가 잘 어우러져 있다"고 소개했다. 운보 김기창의 '아악의 리듬'(5,000만~8,000만)은 청각을 상실했던 운보가 전통음악 아악의 소리를 상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블루칩 작품들도 대거 선보인다. 이우환의 40호 '점으로부터'(2억 6,000만~4억원), '선으로부터 No.78041'(1억2,000만~1억8,000만원), 60호 '바람과 함께'(9,000만~1억5,000만원) 등 이우환의 점, 선, 바람, 조응 시리즈가 모두 출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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