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까지 세계시장에서 삼성은 '값싼' 브랜드로 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보는 삼성 브랜드의 현재 생존 가능성은 80%이상이다. 삼성은 그 동안 서울ㆍ샌프란시스코ㆍ런던ㆍ도쿄ㆍ중국 등 세계 경제의 주요 거점지역에 제품 디자인 스튜디오를 개설하고 '품질제일'이라는 슬로건 아래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09년 9월 기준으로 삼성은 글로벌 IT기업 1위인 인텔을 넘어 시가총액 1,102억 달러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경영학계는 삼성의 성공을 브랜드 리스크 관리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는다. 반면 1980년대 워커맨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때 삼성의 벤치마킹 대상 1호였던 소니는 저물어가는 브랜드군에 편입되는 굴욕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위기관리(risk management)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경영컨설팅 전문회사인 올리버 와이만의 컨설턴트인 슬라이워츠키와 그의 집필 파트너인 자유기고가 웨버는 리스크 경영에서 기업의 성공 전략이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책은 전통적인 리스크 경영의 범주를 뛰어넘어 위기의 형태를 세분화했다. 다변화하는 세상에 위기의 유형도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업을 와해시키는 전략적 리스크를 7가지로 정리했다. ▦신제품 출시, 기업인수 등과 관계가 깊은 '프로젝트 리스크(project risk)' ▦고객의 선호도와 취향 변화로 매출이 급락하는 '고객 리스크(customer risk)' ▦막강한 경쟁자가 등장해 위협을 하는 '특출한 경쟁자 리스크(unique competitor risk)'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는 '브랜드 리스크(brand risk)' ▦현재 속한 산업이 무수익지대가 되는 '산업 리스크(industry risk)' ▦기업이 성장을 멈추는 '정체 리스크(stagnation risk)' 등이다. 저자들은 현재 기업들이 스스로 어떤 위기에 빠져있는지 진단하고 위기별 대응전략도 제시한다. 삼성을 비롯해 도요타, 애플, 패션브랜드 코치 등 리스크 경영을 전략적으로 구사해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깨운 성공 노하우를 소개한다. 그가 제시한 해법 중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동종 혹은 이종 사업간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처방은 산업 컨버전스 시대를 맞이해 고심하는 기업들에게 필요한 리스크 경영으로 꼽힌다. 저자들은 "7가지 위기를 한꺼번에 겪는 기업은 없겠지만 현재 기업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알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을 발빠르게 한다면 지속적인 성장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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