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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속철 시장 선점하자" 한·중·일 수주 경쟁 후끈

[글로벌 포커스]<br>美, 경제 활성화·인프라 구축 위해 13개권역 건설 추진<br>한국 컨소시엄, 캘리포니아주와 MOU등 "역량 총동원"<br>中·日도 "새 성장동력 찾자" 현지社와 제휴 속속 가세


'디즈니월드가 위치한 플로리다가 일본과 중국의 고속철 업체들이 만나는 다음 역이 될 것이다'. 최근 뉴욕타임즈는 '세계 주요 고속철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기사에서 일본의 센트럴 재팬 레일웨이(Central Japan Railway )와 중국의 철도차량제작업체인 중국남방기관(China South Locomotive & Rolling Stock Corp)이 미국 고속철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고속철에 관한 한 이류국가다. 자동차와 항공 중심으로 교통망을 구축돼 온 까닭에 아직 제대로 된 고속철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기껏 암트렉(Amtrack ㆍ미국 국영철도회사)이 워싱턴과 보스턴 사이를 최고 시속 150마일(240km) 속도로 운행하고 있을 뿐이다. 일반적으로 고속철은 시속 180마일(290km) 이상이 기준이다. 이러한 미국이 경기침체의 탈출구이자, 미래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고속철 건설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위기를 거치면서 고속철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내고,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 1석3조의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미국 전역에서 13개 권역의 고속 철도망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미 교통부는 이 사업을 위해 우선 31개 주에 80억 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이번 사업은 8,62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 가운데 핵심 프로젝트다. 13개 권역에는 ▦서부(샌디에이고-샌프란시스코) ▦중부(시카고-캔자스시티ㆍ미니애폴리스-시카고) ▦동서(탬파 올랜도-마이애미) ▦북동(뉴욕-보스턴-몬트리올, 보스턴-뉴욕-워싱턴) 등이 포함돼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계획을 발표하면서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 전국 고속도로망 건설 이후 최대의 교통 인프라 건설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미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보다 빠른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나라들이 건설하는 고속 철도를 우리라고 건설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주의 고속철 사업이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샌디에이고-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를 연결하는 연장 1,250km의 고속철을 오는 2017년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여기에 소요되는 총 경비는 4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연방정부로부터 22억5,000만 달러를 지원받게 된다. 플로리다주는 캘리포니아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12억5,000만 달러의 지원금을 연방정부로부터 받아 고속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플로리다주는 1단계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탬파-올랜도 구간(136km)을 먼저 건설하고, 2단계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올랜도-마이애미(366km)구간을 건설할 예정이다. 탬파-올랜도 구간에서는 디즈니사가 디즈니 월드에 고속철 역이 들어설 수 있도록 2,500만달러에 상당하는 20헥타아르의 토지를 기부키로 해 눈길을 끈다. 플로리다주는 부지정리와 고속철역 부지공사 등에 대해 올 상반기중에 민간업체들로부터 공모를 받아 하반기까지 사업장을 선정하고 차량도입 및 시스템 구축 등과 관련해서는 민관 합작으로 오는 2012년까지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세계의 주요 고속철 관련업체들이 이 처럼 새로 열리는 미국시장으로 몰려드는 것은 당연한 일.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3국의 경쟁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지난달 캘리포니아 주 정부와 고속철 사업 양해각서(MOU)를 맺고, 본격적인 수주경쟁에 뛰어들었다. 최장현 국토해양부 차관은 "한국 정부와 기업은 팰리포니아주 고속철 사업에 대한 입찰 준비 및 수주를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에는 포스코건설, 현대로템 등 14개 민간기업과 한국철도공사 등 공기업 3곳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현지를 둘러보고 사업 타당성을 검토한 바 있다. 고속철을 운행한 지 6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운행능력이나 노하우, 경험 등에서 선진국에 뒤질 게 없고, 가격경쟁력 면에서 앞설 수 있다는 게 업체들의 주장이다. 일본과 중국도 미국 고속철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업체들은 자체 고속철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JR 센트럴은 미국의 뉴 마젤란 벤처스(New Magellan Ventures LLC)의 지원을 받는 유에스 재팬 고속철( US-Japan High-Speed Rail)과 공동으로 철도시스템 수출에 나섰다. 카사이 요시유키 JR샌트럴 회장은 "플로리다고속철이 최고의 수주 목표"라며 "미국내 마케팅 파트너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가와사키 중공업, 히다치 등 철도차량 및 시스템 제작업체들도 해외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긴 6,003km의 고속철을 건설한 중국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11월 GE는 중국 철도부와 미국 고속철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 팀 스웨이커트 GE트랜스포테이션 중국대표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미국에는 고속철 핵심 기술이 없어 해외에서 도입할 예정인데, 세계일류 수준에 오른 중국의 고속철 기술을 지렛대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미 50개국 이상에 철도차량과 레일을 수출하고 있는 철도 강국이다. 이들 아시아 국가 외에도 프랑스의 알스톰, 독일의 지멘스, 캐나다의 봄바르디아 등도 미국시장에 고속철도차량, 운행시스템 등을 수출하기를 강력히 바라고 있다. 따라서 미국 고속철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쿠보다 마사유키 다이와 SB 인베스트먼트 펀드매니저는 "앞으로 수년간 고속철도 사업이 미국에서 큰 산업이 될 것"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한 부분이라도 차지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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