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부 인사들이 ‘샌드위치론’을 주장하고 있는데… 도대체 무슨 의도로 그러는지 모르지만 사회 지도급 인사가 국민들의 기를 죽이는 발언을 일삼아선 안됩니다.” 김하중 주중 한국대사가 중국의 한국 교민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의 위협으로 샌드위치가 될 리 없고 그렇게 돼서도 안된다”며 최근 국내 경제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샌드위치론’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나섰다. ‘샌드위치론’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한국경제가 샌드위치처럼 곤경에 처하게 됐다는 주장으로 중국의 위협과 한국인들의 분발을 동시에 강조하는 논리로 확산되고 있다. 김 대사는 지난 28일 밤 베이징의 한국국제학교 강당에서 열린 재중국한국인회 주최 ‘화요사랑방 강좌’ 100회 맞이 기념 ‘한중 관계의 어제, 오늘, 그리고 미래’란 강연을 통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중국에 비해 9배나 많은 지금 샌드위치론을 퍼뜨리며 국민들의 의욕을 떨어뜨려서야 되겠냐”며 “말이 씨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서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지난 2,000년 동안 한국은 단 한번도 중국보다 경제적으로 우월했던 적이 없었지만 선조들은 그동안 한차례도 중국에 복속된 일 없이 민족적 자존심을 지켜왔다”면서 “서구적 시각을 그대로 받아들여 중국 위협론을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서도 김 대사는 “양국간 FTA 체결은 시간의 문제일 뿐 필연적으로 이뤄져야 할 일”이라며 “농업과 어업 등에서 어려움이 있지만 협상과정에서 조정과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양국의 공동 연구 결과 양국간 FTA는 서로에 이익이고, 특히 한국에 훨씬 이익이 된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김 대사는 “현재 중국에는 글로벌기업들 대부분이 진출해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한국이 지닌 ‘소프트 파워’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