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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속죄,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21일 종로 도서관서 열린 강안 교수의 '삶과 욕망에 대한 성찰'<br>영화 '어톤먼트' 통해 죄의식과 윤리의식 등 주제로 토론도 벌려

강안(사진)안양대 교수가 종로도서관에서 열린 고인돌 강좌에서 이언 매큐언의 소설‘속죄(Atonement)’를 원작으로 한 영화 ‘어톤먼트’를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저자 이언 매큐언은 소설에서 선과 악의 기준, 인간의 윤리의식 그리고 20세기에도 뚜렷하게 남아있는 계급과 신분 등 다소 묵직하고 선이 굵은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영화는 연인 간의 사랑을 앞세우고 있어요. 상업성을 무시할 수가 없어서겠지요. 작가와 감독이 작품을 어떻게 풀어냈는지를 비교하려면 영화와 원작을 함께 읽어야겠죠?”

지난 21일 저녁 7시. 종로도서관 시청각실에는 강안(사진) 교수의 ‘삶과 욕망에 대한 성찰:고전문학과 영화’ 그 네번째 시간이 시작됐다. ‘속죄, 가능한가요?’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의에는 영국작가 이언 맥큐언이 쓴 동명의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어톤먼트(Atonement, 2007, 조 라이트)’를 통해 사소한 위증이 한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나락으로 떨어뜨리게 되는 과정을 차근히 살펴나갔다. 바쁜 연말 저녁이지만, 이날 강의에는 5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했다.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운영하고 KT가 후원하는 청소년과 시민들을 위한 고전인문 아카데미로 올해 3회째다.



작품의 기둥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935년 영국의 어느 시골 대 저택, 감수성이 예민한 작가 지망생 13살 소녀 브리오니의 오해와 거짓말로 옥스포드대 의대를 입학한 집사의 아들 로빈이 성폭행범의 누명을 쓴 채 전쟁터로 끌려나가고 그를 사랑했던 브리오니의 언니 세실리아는 간호사가 되어 병사를 치료하면서 로빈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영화는 브리오니가 늙어서 13살 때 자신의 잘못을 속죄하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 어린 아이의 말은 다 진실일까요? 상상력이 풍부한 한 소녀의 거짓 증언으로 빚어진 어이없는 사건은 계급주의에 가려진 폭력이라는 진실을 피해갈 수가 없겠지요. 1935년 후반, 서구에서는 자유주의의 물결이 신분과 직업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꿔놓았을 텐데도 시골 마을에는 여전히 전근대적인 차별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죠.”

강 교수는 소설과 영화를 넘나들면서 영화에서는 자세하게 찾아보기 어려운 대목을 소개하기도 했다. “작품의 각 장이 별개의 스토리처럼 사실적이고 흥미로워요. 이를테면 세계 2차대전에 참여한 프랑스군이 패배해 퇴각하는 장면은 대단히 사실적이랍니다. ‘전쟁기념관 자료에 상상력을 입혔다’는 작가의 말처럼 전쟁의 참혹함과 인간의 휴머니즘에 대한 작가의 진지한 성찰이 돋보입니다.”

강 교수는 원작과 영화가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를 비교하는 강의에 이어 영화를 함께 보면서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어톤먼트와 함께 보면 좋을 만한 영화로 ‘더 헌트(2012, 토마스 빈터베르그)’ ‘앵무새 죽이기(1962, 로버트 멀리건)’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2012, 아쉬가르 파라디)’ 등을 추천했다. .

한편, 올해 3회째인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고 있다. 공공도서관과 학교를 찾아가 인문학의 항연을 펼치고 있는 고인돌 3기 프로젝트를 통해 1만5,000여명의 시민들이 풍요로운 인문학적 교양과 지식을 쌓아가고 있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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