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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액이 큰돈인지 작은돈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올해 어느 정도는 돈을 벌었다고 생각하는데 없을 때는 못 하는 금액이니 주저 없이 기부하게 됐습니다."
22일 서울 세종대로의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만난 여자프로골퍼 박성현(22·넵스·사진)은 "돈 벌기 전부터 여유가 생기면 다른 사람을 도와주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올해 조금 여유가 생기면서 어머니와 상의해 이렇게 행동에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장타여왕(254야드)'이라는 별명처럼 기부도 화끈했다. 그는 이날 모금회에 1억원을 기부했다. 팬미팅을 통한 경매 수익금 1,420만원을 합하면 총 기부액은 1억1,420만원이다.
박성현은 사랑의열매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정회원이 됐다. 스포츠선수·감독으로는 홍명보·김태균·최나연·김해림·류중일·진갑용·박지성·정근우·손승락에 이어 10번째다. 골프선수로는 최나연·김해림에 이어 세 번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3년 차에 접어드는 박성현은 4승을 올리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첫해, 상금(약 8억6,000만원)의 약 12%를 한 번에 쾌척한 것이다.
박성현은 "후원사인 넵스 주최로 봉사활동을 해오면서 기부 결심이 굳어졌다. 주위를 돌보면서 좋은 기운을 받아 성적도 좋아진 것 같다"며 "익명으로 기부할까 생각도 했지만 프로선수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이번 기회로 어려운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부를 공개했다. 팬분들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박성현은 27일 전지훈련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테메큘라로 떠난다. 2년 연속 같은 지역에 코치도 없이 '나 홀로 캠프'를 차린다. 지난해 전훈에서 아웃오브바운즈(OB)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며 드라이버 샷 자신감을 키웠다면 올해는 쇼트게임이다. 박성현은 "쇼트게임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쏟지 못했다. 그래서 약한 부분도 있었다"며 "올해 전훈에서는 어프로치 샷과 퍼트에 시간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올 시즌 상금랭킹 2위에 오른 박성현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5개 대회의 초청을 받은 상태다. 전훈 뒤 KIA 클래식과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까지 치르고 4월에야 귀국한다. KLPGA 투어 2016시즌은 박성현의 독주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에 대해 "그것은 아닌 것 같다. 더 좋은 선수들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자세를 낮춘 박성현은 초청선수로 나가는 LPGA 투어 대회 중에서는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이 가장 설렌다고 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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