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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낙선한 나경원 후보보다 더 속이 탈 것이다”(한나라당 관계자) 10ㆍ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결과가 확정된 27일 48개 지역구 중 38개 지역구를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 현역 의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민주당 소속이거나 다른 이유로 사퇴한 의원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한나라당 의원의 지역구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48곳 중 단 4곳(서초ㆍ강남ㆍ송파ㆍ용산)만 제외한 44곳에서 박원순 당선자가 나 후보를 앞섰다. 홍 대표를 비롯해 정몽준 전 대표ㆍ이재오 의원 등 여권의 거물도 예외는 아니다. 이는 결국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 더 나아가 19대 총선에서 빨간불이 켜졌다는 증거다. ◇홍준표ㆍ이재오ㆍ정몽준 속타네=이번 선거에서 나 후보와 박 당선자는 7.2% 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즉 이보다 높은 격차를 보였다면 한나라당 의원으로서는 평균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홍 대표의 지역구가 있는 동대문은 9.1% 포인트 차로 나 후보가 뒤졌다. 홍 대표가 이 곳에서 내리 4선을 했음에도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지지가 저조했던 것이다. 동대문구는 3선의 장광근 의원과 함께 갑을이 모두 한나라당 소속의원의 지역구인 터라 타격이 더 크다. 특임장관에서 여의도로 돌아오자마자 재보선을 맞은 4선의 이재오 의원도 민주당 이미경 의원과 갑을을 나눠 갖긴 하지만 14.1%포인트 차이로 졌다. 이 의원 역시 은평에서 4선을 하면서 누구보다 지역구 민심이 좋다고 알려져왔다. 6선 의원이자 여권의 대권주자 중 한 사람인 정몽준 전 대표도 결과가 좋지 않다. 그의 지역구가 속한 동작은 전병헌 민주당 의원과 갑을이 나뉜다. 그 때문인지 역시 12.5%포인트라는 큰 차이로 박 당선자에 대한 지지가 앞섰다. 그 밖에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의원이 속한 양천구는 7.5%포인트 차이로 평균을 약간 넘겼다. 양천을 포함해 영등포(전여옥)ㆍ중구(나경원)는 지난해 6ㆍ2지방선거에서 오세훈 당시 후보를 더 지지했던 곳이다. ◇친이계 초재선도 예외 없어=18대 총선 결과 40석을 차지했던 한나라당 의원 중에는 친이명박계이거나 초재선이 많았다. 또한 이들은 대부분 재개발ㆍ재건축 공약을 내걸었고 해당단지가 많던 지역에서 당선됐다. 그러나 이번 재보선에서 이들은 예외 없이 높은 격차로 졌다. 재선인 정두언 의원이 속한 서대문구는 13.6%포인트로 뒤졌다. 초선인 권택기(광진갑)ㆍ유정현(중랑갑)ㆍ정태근(성북갑)ㆍ정양석(강북갑)ㆍ홍정욱(노원병)ㆍ구상찬(강서갑)ㆍ이범래(구로갑) 의원의 지역구 모두 두 자릿 수 이상 차이로 한나라당 나 후보가 야권 단일 박 후보에 밀렸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노원 등 사업 진척이 더딘 재개발 재건축 단지가 많은 곳을 위한 건축연한 폐지 등을 공약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나경원 돕던 이도 긴장=나 후보는 물론 그를 돕던 서울지역 의원들도 쓴 잔을 마셨다. 재선 의원출신인 나 후보가 18대 처음 지역구를 얻은 중구는 5.3%포인트의 주민이 박 후보를 더 지지했다.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이던 박진 의원의 지역구인 종로구도 8.4% 포인트 차이도 졌다. 선대위에서 나 후보를 도왔던 이성헌(서대문갑)ㆍ강승규(마포갑)ㆍ김성태(강서을)ㆍ안형환(금천)ㆍ진성호(중앙을)ㆍ권영진(노원)도 평균보다 높은 차이로 나 후보의 지지가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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