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올해 글로벌 인수합병(M&A)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차이나머니의 한국 기업 사냥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으면서도 기술력을 갖춘 한국 알짜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성사된 글로벌 M&A 규모는 4조6,000억달러(약 5,413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07년의 4조3,000억달러를 웃도는 사상 최고치다. 이는 제약회사 화이자와 엘러건(1,837억달러), 맥주회사 AB인베브와 사브밀러(1,205억달러) 등 초대형 M&A가 유난히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올해 100억달러가 넘는 대형 계약이 56건으로 가장 많은 해였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최근 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사냥 건수도 급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한국 기업 투자액은 19억달러(약 2조2,32억원)으로 지난해 8억달러의 2배를 훌쩍 넘겼다. 블룸버그는 투자 대부분이 M&A 목적이었으며 보험과 정보기술(IT)·헬스케어 분야에 집중돼 있다고 전했다. 한국 기업에 대한 M&A가 늘고 있는 것은 중국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경제체질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경제구조를 굴뚝산업에서 첨단기술·서비스 분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 분야에 강점을 가진 한국 기업들의 매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한국 기업들은 중국이 원하는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데다 지리적·문화적으로도 유사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서비스 산업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중국이 가장 원하는 것 중 하나"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hskim@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