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의 흐름이 가장 느린 '조금'인 이날 오전 파도의 높이는 0.5m 안팎으로 잔잔해 수색여건이 이전보다 크게 나아졌으며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선체 안팎과 주변 해역의 실종자 탐색에 주력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도 "지난 21일 승객이 많이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3층과 4층 위주로 수색한 결과 노래방과 식당 등 편의시설이 집중된 3층 휴게공간(라운지)과 학생들이 머문 4층 선미 객실에서 시신이 주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해경정 90척과 해군함정 35척, 민간어선 87척 등 모두 239척의 배와 항공기 32대, 잠수사 등 구조대원 755명으로 구성된 구조팀은 이날에도 실종자 다수가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세월호 3·4층 수색에 집중했다.
현장에는 해상에서 선체까지 잠수부가 안전하게 진입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가이드라인 5개가 설치됐으며 상황에 따라 추가로 설치해 수색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대책본부는 "잠수사들이 수색을 방해하는 부유물을 헤치고 손으로 더듬어가며 실종자들을 찾는 수중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 2대와 일명 '게 로봇'으로 불리는 해저탐사용 다관절 해저 로봇(크랩스터) 같은 장비들도 투입됐다.
전날 모두 28구의 시신을 수습한 후에는 추가 발견 소식이 없었지만 이날 오전8시께부터 다시 사망자 게시판의 빈칸이 채워지기 시작해 9시20분쯤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구조팀이 이날 수습한 시신은 오후3시 현재 모두 21구로 전체 사망자는 108명, 실종자는 194명이다.
수습되는 시신들이 점차 많아지면서 정부와 사고 피해자 가족들은 시신 훼손을 막기 위해 180구 규모의 임시안치소를 팽목항에 설치했다. 정부는 또 신원확인이 된 가족은 자신의 거주지에서 장례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했고 경기도 안산시 와동 실내체육관에는 합동유골 임시안치소를, 안산 올림픽기념관에는 임시합동분향소를 두기로 했다.
세월호 침몰 이후 일주일이라는 긴 시간이 흐르자 일부에서는 오랫동안 물에 잠긴 시신의 훼손을 우려하며 선체 인양 등 적극적인 조치로 시신을 수습해야 한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그러나 조류의 흐름을 고려할 때 물살이 느린 23~24일까지는 잠수 수색여건이 좋고 지난 21일 실종자 가족 대표단도 "2~3일 내 수색을 마쳐달라"고 요청한 만큼 정부는 당장은 선박 인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