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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임대인도 임차인도 불만인 '월세 시대'

주택 임대차 시장에 '월세 시대'가 도래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국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은 41.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곧 발표할 '2014년 주거실태 조사'에서는 월세 가구 수가 전세를 처음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통계에조차 잡히지 않는 월세도 상당 수준이라고 한다. 주택 임차라면 으레 전세를 떠올렸던 때가 오래지 않은데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급속한 변화다.

그러나 집주인(임대인)도, 세입자(임차인)도 월세 시대가 불만이다. 임대인들은 월세 수익률의 급격한 저하에 세금 부담까지 가중돼 도리질을 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월세 임대인의 80~90%가 미등록 상태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반면 임차인들은 월세 비용 증가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온라인 리서치 서비스 '엠브레인 서베이24'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20세 이상 기혼자 1,000명 가운데 89%는 주거비가 월 10만원 이상 늘어나면 소비를 줄이겠다고 답했을 정도다.

월세 시대를 맞는 정부는 허둥지둥 세월만 보내고 있다. 임대사업 양성화 정책은 돌연한 월세 소득 감소 전망 탓에 임대인의 반응이 싸늘하다. 더 큰 문제는 월세 시대가 임차인에게는 두 배 이상의 주거비용 증가라는 공포로 다가오는데 정부가 변변한 대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금리의 고착화가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라면 월세 시대 또한 되돌리기 어려운 대세다. 그렇다면 정부가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시기다.



임대인의 불만 해소를 위해 월세 주택에 대한 상속·증여세 감면과 보수비용 저리 융자 등의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임차인의 고통 완화다. 특히 현재의 월세 임대료가 기준금리에 견줘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유념해 서민의 주거비 경감 대책을 종합적으로 마련해나가야 할 것이다. 임대인도, 임차인도 모두가 불만인 지금의 상황을 계속 방치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월세 시대의 연착륙을 위한 치밀하고 신속한 대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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