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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6개월 대장정 성과 풍성...수강생 지난해 2배 늘어

23일 서울시교육청서 고인돌 프로젝트 평가회 열려<br>문·사·철 아우르는 융복합적 주제 다양, 수강생도 2배 이상 늘어<br>학교로 찾아가는 인문학 강좌 3배 이상 늘어<br>심화과정 개발해 자발적인 독서로 연계해야...과제도 확인

23일 고인돌 3기 평가회를 마치고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미연(아래 왼쪽부터 반시계방향) 평생교육진흥과 사무관, 조미라 중앙대 교수, 안인희 박사, 고은아 용산도서관 팀장,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이창후 성균관대 교수, 최병례 평생교육진흥과 주무관, 조해미 강서도서관 팀장




23일 오전 10시 서울시교육청에서 지난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친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 3기 평가회가 열렸다. 이날 평가회에는 정미연 서울시교육청 평생학습진흥과 사무관, 최병례 주무관 그리고 강사진 대표로 안인희 박사, 이창후 성균관대 초빙교수, 조미라 중앙대 연구교수(이상 가나다순) 등이, 도서관의 고인돌 담당 사서 대표로 고은아 용산도서관 팀장, 조해미 강서도서관 팀장 등이 참석했으며 백상경제연구원에서는 장선화 연구위원과 이효정 연구원이 참석했다.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운영하고 KT가 후원하는 청소년과 시민들을 위한 생애 주기별 고전 인문 아카데미로 올해 3회째다.

본격적인 평가회에 앞서 지난 7월 21일 첫 테이프를 끊고 오는 12월 24일 마지막 강의를 마치는 고인돌 3기 운영과정에 대한 정미연 사무관의 간략한 보고가 있었다.

고인돌 3기의 가장 큰 특징은 강좌 주제의 다양성과 참가 인원의 확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강좌 주제의 다양성을 살펴보면, 6개월간 진행된 강좌는 총 28개로 1기(19개), 2기(17개) 보다 더 풍성하게 준비됐다. 지난해 설문조사 분석결과를 근거로 심리학 등이 추가로 개설됐으며, 인기가 높았던 강좌 주제 중 하나인 조선시대 미술사의 심화과정으로 올해는 풍속화를 개설해 수강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강좌에 참가한 인원 역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올해 고인돌 프로젝트에 참가한 수강 인원은 총 15,461명으로 추정돼 지난해(총 7,240)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학교로 찾아가는 강좌가 지난해보다 3배 늘어난 27개로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진행됐다. 학부모와 청소년이 함께 하는 강좌를 처음 시도한 올해는 신암중학교 독서동아리에서 활동하는 학부모와 자녀가 최은 박사의 ‘영화로 읽는 고전문학(위대한 개츠비)’를 주제로 한 강의에 참석해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고인돌은 고학력 남성 중장년층을 도서관의 이용자로 끌어들이는 유인책으로도 효과가 높았던 것으로 평가됐다. 고은아 팀장은 “도서관 이용자 계층 중 정년퇴직 후 60대 초반의 고학력 남성들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고인돌은 이들의 지적 수준을 만족시켜줄 수 있을 정도의 강좌로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높아 강의 운영자로서 칭찬을 많이 받는다. 아울러 사서로서 자긍심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생애 주기별 인문학 아카데미를 모토로 내 건 고인돌은 공공도서관이 시민들의 평생교육의 장으로서 깊이 있는 지식과 교양을 쌓을 수 있는 열린 대학의 기능을 맡고 있다. 아울러 청소년들에게는 정규 수업과정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지적 교양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조해미 팀장은 “인문학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과정을 도입하기가 쉽지 않은데 고인돌 강좌는 대부분 반응이 좋았으며, 특히 답사프로그램이 포함될 경우 만족도가 더 높았다”면서 “직장인들이 퇴근 후 강의를 찾아 오는 경우가 많아서 공공도서관의 이용자 저변확대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고등학교 8곳에서 강의를 진행했던 조미라 교수(강좌명: 세상을 움직이는 상상력, 애니메이션)는 “전교생 대상 보다는 특정 희망자를 대상으로 하는 강좌의 집중도가 높았으며 중학생 보다는 고등학생의 관심이 높았다”면서 “영화 등에서 CG를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웹툰 등 청소년의 관심 매체와도 연결되어 애니메이션에 대한 흥미를 느끼는 청소년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학교별로 강의 환경의 수준이 차이가 커서 다소 안타까운 부분도 적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강의 수강으로 끝나지 않고 자발적인 독서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고은아 팀장은 “고인돌을 통해 도서관의 인문학 강좌의 수준이 높아졌다. 특정 주제에 대해서는 읽고 토론하는 수업도 수강생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서 “자유론 등 고전의 경우 책 한권을 선정해 읽고 수업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수강생들의 반응이 뜨거웠으며, 논술과 연계할 경우 고등학생들도 도서관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심화과정 개발과 독서를 연계한 아이디어도 도출됐다. 이창후 교수는 “인기 강좌에 대한 심화과정을 개설한 후 특정 도서를 선정해 수강 요건으로 읽기와 쓰기를 유도할 수 있다. 이를테면 청소년의 경우 논술이나 입시와 연계하는 것”이라면서 “도서관 본연의 역할인 독서활동을 넓혀나갈 수 있는 방법으로 고인돌 강좌를 활용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유럽 신화의 세계’를 주제로 정독도서관 등 4곳에서 강의를 했던 안인희 박사는 “북유럽 신화에 이어 서양 중세문학과 역사를 주제로 심화과정을 개설해 보니 선정한 책을 미리 읽고 강의에 참석하는 수강생들이 늘었다”면서 “깊이 있는 강의를 진행할 수 있으며, 어려운 책을 함께 읽어가면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기회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미연 사무관은 “노령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공공도서관의 사회적인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면서 “고인돌은 그들을 주요 이용계층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수준 높은 평생 교육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학력자들이면서 지적 탐구에 관심이 높은 중장년층의 재능을 발굴하여 사회에 환원시킬 수 있는 순환체계를 만드는 역할도 향후 도서관이 맡아야 할 역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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