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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삶'이 편하다지만… 정말 혼자라도 괜찮은 걸까

■[리뷰] 마카담 스토리





혼자라도 괜찮은 게 요즘 세상이다. 인터넷 클릭 한 번이면 온갖 생필품이 집 앞까지 배달되고, 혼자 즐기는 노래방 등 홀로라는 어색함을 제거해주는 서비스도 속속 출시된다. 외로움? 컴퓨터만 있으면 수다를 떠는 것은 물론 친구들도 얼마든지 사귈 수 있다. 혼자라도 전혀 불편하지 않은 시대, 싱글 가구가 점점 늘어나는 것은 외려 당연한 선택으로 보일 정도다. 하지만 때로는 묻고 싶다. 정말 혼자라도 괜찮은 걸까. ‘마카담 스토리(사진)’는 이 같은 질문에 대한 한 가지 해답을 보여주는 영화다.

프랑스 피카소 단지에 있는 낡은 아파트 ‘마카담’에 머무는 세 사람은 혼자라는 사실에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아니 혼자라서 외려 편하다고 느끼는 듯하다. 40대 독신남 스테른코비치는 자신이 엘리베이터를 잘 이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장 난 엘리베이터 수리 비용을 공동 분담하길 거절한다. 마카담에 새로 이사 온 여배우 잔 메이어(이자벨 위페르)도 왕년에 잘 나가던 자신이 이런 처지로 추락한 게 창피한 듯 주변과 교류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비행사 존 매켄지(마이클 피트)는 나 홀로 우주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귀환하던 중 사고로 마카담에 불시착한다. 알제리 출신인 하미다 아주머니에게 신세를 지게 됐지만 일단 존은 프랑스어를 한마디도 못 한다.

혼자이지만 혼자라도 괜찮다고 믿어왔던 사람들. 하지만 우연한 기회 또 다른 ‘나 홀로 삶’을 만나며 이들은 조금씩 변해 간다.



생필품을 사기 위해 찾은 병원에서 새벽 근무를 서던 외로운 간호사를 만난 스테른코비치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새벽마다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는다. 잔 메이어는 엄마와 단둘이 사는 옆집 소년이 자신의 과거 출연 영화를 함께 보고 싶다고 한 말에 조금씩 마음을 연다. 존 매켄지는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하미다와의 생활에 어색해하면서도 그녀의 다정한 보살핌에 굳었던 감정이 풀리는 것을 느낀다.

이 만남을 두고 인생을 바꾼 대단한 인연이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혼자에서 둘 혹은 셋이 된 마카담 식구들의 얼굴은 여느 때보다 밝고 아름답다. 혼자인 삶은 때론 편리하고 더 자유롭기도 하지만 사람들에게 이토록 아름다운 표정을 짓게 하는 힘은 부족하지 않을까. 혼자라면 안 될지도 모른다. 영화는 따뜻하고 위트 넘치는 이야기를 통해 이 같은 깨달음을 시종일관 속삭인다. 24일 개봉.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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