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입량 증대 전망과 달러 약세 등을 업고 구리 가격이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구리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은 톤당 6,850달러까지 올라 지난해 8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 112%나 오른 가격이다. 상하이선물거래소(SFE)에서도 구리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거래가 활발한 2월 인도분 구리는 지난주 4.7% 올랐다. 3월 인도분 구리도 같은 기간 동안 5.7% 상승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구리 수입량 확대 전망으로 구리값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최근 중국의 위안화가 절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한 탓에 이 같은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달러로 거래되는 구리값은 중국 입장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저렴해진다. 현재 중국의 구리 재고량은 70만톤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급속한 경제성장을 떠받치기 위해 수입량을 더 늘릴 가능성이 크다. 달러 약세가 계속되면서 원자재 투자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도 구리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LME의 미결제 구리 거래계약은 지난 13일 현재 27만5,500건으로 올들어 14% 늘었다. 원자재 전문 투자사인 옵션셀러스닷컴의 마이클 그로스 트레이더는 "달러 가치의 급락과 저금리 유지 전망에 따라 투자자들이 구리 같은 경성자산(hard asset)에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한동안은 구리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RBC캐피털마켓의 알렉스 히스 산업용금속거래국장도 "요즘 구리 거래시장에 들어오고 있는 자금은 장기성 자금"이라며 "구리 가격이 꾸준히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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