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교육부가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시·도의 4대 브랜드 업체 교복가격을 긴급조사한 결과를 보면 동복 기준 개별 구매의 평균가격은 25만7,055원으로, 교육부가 제시한 교복 상한 기준인 20만3,084원보다 5만원 이상 높았다.
이번 조사는 시·도교육청이 관할 지역 내 3개 시·군·구를 골라 4대 브랜드 업체 대리점에 직접 가격을 문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부산과 제주는 2개 지역만 조사했다.
교육부는 4대 업체가 일선 학교의 공동 구매에 참여하지 않고 학부모들의 개별 구매를 유도해 개별 구입 가격이 높게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서울 송파구, 대구 북구, 대전 중구, 충남 천안·아산·당진시, 전남 순천·여수시 등 8개 지역은 지역 내에서 4대 업체의 교복 가격이 똑같았다.
또 대구 수성구, 광주 서구, 대전 서·동구, 전남 목포시, 경남 창원시 등 6개 지역은 4개 업체 중 3개 업체의 가격이 동일했다.
충북 진천·옥천군, 전북 부안군, 경남 거창군 등 4개 지역은 지역 내에서 영업 중인 2개 업체 대리점의 가격이 서로 같았다.
이 중 충남의 천안·아산·당진 등 3개 시는 4대 업체 교복 가격이 한결같이 22만8,000원이었다.
대전은 서구의 한 업체만 가격이 23만8,000원인 것을 빼고는 중·서·동구의 4대 업체 가격이 일제히 24만8,000원이었다.
결국 조사 대상 46개 지역 중 이 18개 지역에서 업체 대리점간 가격 담합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해볼 수밖에 없는 셈이다.
같은 브랜드 업체라도 지역별로 가격 편차가 크기도 했다.
A업체 교복이 충남에서 평균 22만8,000원에 팔렸지만 전남에서 평균 27만9,333원에 판매돼 가격 차가 5만원 가량 났다.
B업체 교복의 경우 서울 금천구에서의 가격이 19만3,000원이었지만 같은 시의 강동구에서는 29만9,000원에 판매됐다.
학교마다 교복 디자인이나 사용된 원단이 달라 같은 업체의 제품이라도 가격이 다양할 수 있지만 지역별로 가격 차가 최대 10만원 이상 나는 것은 제조원가 차이로만 설명하기가 어려운 수준이다.
조진형 자율교육학부모 연대 상임대표는 “4대 업체 가격이 완전히 똑같은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담합으로 볼 수 있어 관련 증거자료를 수집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학교가 경쟁입찰을 진행해 교복 공급업자를 선정하면 교복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내년부터 국·공립학교에 이 같은 학교주관구매를 강제하기로 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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