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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의 사자성어에 ‘掩耳盜鐘’

‘엄이도종ㆍ자기 잘못 생각않고 남의 비판에 귀를 막는다’…교수신문 설문

2011년을 표현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뜻의 ‘엄이도종’(掩耳盜鐘)이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전국 각 대학 교수 304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사자성어를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36.8%가 ‘엄이도종’을 꼽았다고 18일 밝혔다. ‘엄이도종’(가릴 엄, 귀 이, 훔칠 도, 쇠북 종)이란 자기가 한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남의 비난이나 비판을 듣기 싫어서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다는 의미다. 이 말은 중국 전국시대 말기 진나라의 승상 여불위가 문객들을 동원해 만든 우화집 ‘여씨춘추’에서 유래했으며 통감기사본말, 문헌통고 등 많은 문헌에 사용됐다. 춘추시대 범씨가 다스리던 나라가 망할 위기에 처하자 한 백성이 혼란을 틈타 범씨 집안의 종을 훔치려 했다. 도둑은 종이 너무 커서 쪼개려고 망치로 종을 깼는데 종소리가 크게 울려 퍼져 다른 사람이 올까 봐 두려워 자신의 귀를 막았다는 일화다. 중국 송나라의 유학자 주희는 이 일화를 인용하면서 “종소리가 다른 사람에게 들리는 것이 두려워 자신의 귀를 막는 짓은 지도자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통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해킹, 대통령 측근 비리 등 각종 사건과 굵직한 정책의 처리 과정에서 ‘소통 부족과 독단적인 정책 강행’을 비판한 것이라고 교수신문은 분석했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국문학ㆍ한문학ㆍ철학ㆍ역사학ㆍ사회학ㆍ경제학ㆍ공학 등 각 분야 교수 23명에게서 사자성어 30개를 추천받은 뒤 교수신문 논설ㆍ편집기획위원, 칼럼ㆍ비평 필진 32명이 5개의 성어를 추려내 설문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리에게 양을 기르게 한다’는 뜻으로 탐욕스러운 관리가 백성을 착취하는 일을 비유하는 ‘여랑목양(如狼牧羊)’이 응답자 25.7%의 지지로 2위를, ‘갈림길이 많아 잃어버린 양을 찾지 못한다’는 뜻의 ‘다기망양(多岐亡羊)’이 21.1%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진실을 숨겨두려 했지만 그 실마리는 이미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는 뜻의 ‘장두노미’(藏頭露尾)가, 2009년에는 일을 바르게 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한다는 의미의 ‘방기곡경’(旁岐曲逕)이 각각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혔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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