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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2월 11일]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최근 지면으로 금융기관을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는 기사를 접하며 지난해 이맘때를 떠올리게 된다. 필자는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하면서 여느 신임 CEO와 마찬가지로 경영 현안, 각 부서별 업무현황 등을 보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차세대 시스템의 차질 없는 구축을 재임 중 마무리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가장 큰 이유는 부임 후 고객간담회 등 여러 경로로 고객의견을 수렴한 결과, 고객불만 중 대부분이 10년 전 구축한 탓에 낙후한 전산 시스템에서 야기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전대미문의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기업들이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연기 혹은 취소하면서 수주를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입찰가격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셋째, 발주를 늦추면 이미 차세대 시스템 추진단에 투입된 내부직원과 수주업체들의 인력 투입 장기화에 따른 인건비가 기회비용으로 전가돼 구축비용을 늘릴 것으로 우려됐다. 그러나 업무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산전문가도 아닌 필자가 수백억원의 재원이 필요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에 주위의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프로젝트 단행을 지시했다. 단순한 업그레이드가 아닌 전면적인 전산 시스템의 재구축 없이는 고객만족경영은 물론,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른 시장의 니즈 수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대규모 사업은 추진 여부의 결정 못지않게 프로젝트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에 필자는 다음과 같은 4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 사업자 선정절차를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진행해 일말의 오해도 남기지 않는다. 둘째, 발주자와 수행업체와의 완벽한 협업체제만이 동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최상의 내부인력을 투입한다. 셋째, 전담 추진단이 진행하는 업무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고 전권을 위임함으로써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 넷째, 프로젝트 진행 전 과정을 기록에 남겨 가동 후 문제점의 조기파악 및 보완ㆍ개선시 참고자료가 되도록 한다. 지난 1월2일 새해 첫 산행을 차세대추진단 및 협력업체 책임자들과 함께 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왜냐하면 이 사업은 임기 후에도 두고두고 공과가 인구에 회자될, 말 그대로 차세대 핵심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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