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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불자 구제 확대, 모럴 해저드 안되도록
입력2005-11-18 16:44:21
수정
2005.11.18 16:44:21
은행ㆍ보험ㆍ카드 등 3,700여개 금융회사들이 최근 상각채권에 대해서는 신불자의 채무감면 제한을 폐지하는 새로운 신용회복지원 협약안을 결의해 생계형 신불자 구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금융회사들은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미리 충당금을 쌓는 이른바 상각채권을 갖고 있는데, 이번에 이 상각채권만큼 신불자들로부터 회수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신불자의 채무감면범위가 ‘전체 채권액의 3분의 1 이내’였으나 상각채권은 이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빚을 상환하는 액수가 줄어드는 셈이다. 신불자라는 낙인 때문에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지 못했던 생계형 신불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조치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일이지만 생계를 위해 발버둥치다가 결국 빚을 내고 그 빚에 치여 자포자기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빚이 빚을 키우는 악순환의 고리가 쉽게 끊어지지 않아 최소한의 사회구성단위인 가정이 붕괴되고 빈부간 적대감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금융회사들이 어차피 받기 어렵다고 보고 손실로 회계 처리한 상각채권에 대해 채무상환을 요구하지 않기로 한 것은 매우 잘한 조치다.
문제는 신불자에 대한 구제제도가 계속 확대되면서 빚을 갚지 않고 버티면 결국 정부가 추가대책을 내놓거나 이번처럼 은행들이 결국 탕감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는 도덕적 해이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신용회복위원회에 접수된 신용회복지원 신청자는 지난 4월 2만3,253명으로 최고를 기록한 후 신불자 제도가 없어진 뒤 5월 1만9,368명, 6월 1만7,176명 등으로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또한 신불자가 갚지않은 부실을 받지 못한 금융회사들이 대손상각으로 비용을 처리하지만 그 비용은 결국 선의의 금융 이용자들의 부담으로 되돌아온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신불자들로 인한 부실이 각종 수수료나 대출금리의 인상요인으로 반영돼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하는 고객들이 부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빚을 갚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신불자들을 가급적 많이 구제해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참여하게 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 같은 조치가 자칫 모럴 해저드의 확산으로 이어지는 일이 없도록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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