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주민 토지 보상 문제로 정체된 풍납토성 복원과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오는 2020년까지 총 5,137억원을 투입해 보상에 나선다. 기존에 풍납토성 전체 지역을 대상으로 신청자 먼저 보상하던 보상 방식도 전체 지역 중 중요도가 높은 핵심 지역 우선 보상 방식으로 전환한다.
서울시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풍납토성 조기보상·세계유산 등재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우선 신청자들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던 보상 방식을, 핵심 지역으로 추정되는 곳에 우선적으로 보상금을 집중 투입해 오는 2020년까지 보상을 완료하고 이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풍납토성은 지난 22년간 보상을 진행해 왔지만, 아직도 보존지역 1∼3권역 72만 7,005㎡ 중 35.1%에 불과한 25만 5.370㎡만 보상이 마무리된 상태로 더딘 속도를 보여왔다. 또 그 사이 지가가 올라 현 보상비 수준으로는 보존지역 전체를 보상하는 데 수십 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일각에서 사실상 기약 없는 사업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이날 시가 발표한 바뀐 보상 방식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개발이 이뤄지는 지역은 왕궁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 중 핵심 지역과 2권역과 3권역 가운데 기존에 토지 소유주들이 보상을 신청한 지역으로, 총 5만1,000㎡에 달한다. 시는 이 지역에 대한 조속한 보상을 위해 공용수용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보상에는 국비와 시비 2,855억원과 지방채 2,282억원 등 총 5,137억원이 투입된다. 서울시 지방채 발행 금액은 추후 문화재청에서 지급한다. 이에 따라 당장 내년 풍납토성 보상비는 문화재청, 기획재정부, 국회와 협의해 올해보다 71억원 늘어난 571억원으로 확정됐다. 아울러 시는 삼표레미콘 공장의 조속한 이전도 추진한다. 시는 협의에 불응하면 내년 상반기 중 토지 수용조치를 할 계획으로, 내년 예산에 일괄보상비 705억원도 편성했다.
이밖에 시는 발굴과 함께 적극적인 세계문화유산 유산 등재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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