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인정한 ‘합법 시장’이 400개가 넘는 것으로 위성사진 분석 결과 나타났다.
커티스 멜빈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24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출연해 “위성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올해 (북한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합법적 시장이 확대된 것”이라면서 “합법적 공식 시장의 수가 400개가 넘는다”고 밝혔다.
북한 전문가인 멜빈 연구원은 ‘위성사진으로 본 김정은 시대 특징’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이 밝힌 뒤 “나선시 경제무역지대를 비롯해 황해북도 사리원, 강원도 원산 등 전국적으로 새로 생기거나 확장한 시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언급한 ‘합법적 시장’은 북한 당국이 직접 건물을 지어 상행위를 허가한 곳으로, 골목이나 길거리 등에 형성된 비합법적인 시장인 장마당과는 차이가 있다. 멜빈 연구원은 “합법적 시장이 늘어나고 매대수가 증가하는 것은 북한 당국의 수입과 관련이 있다”며 “(당국이) 장사를 하는 북한 주민에게 자릿세를 걷어 국가 수입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전역에 걸쳐 물놀이장과 영화관 같은 유흥·오락 시설도 많이 건설된 것으로 조사됐다. 멜빈 연구원은 “특히 스케이트 공원은 전국적으로 50개 이상이 새로 생겼다”면서 평양을 비롯한 전국에 6개 이상의 초호화 현대식 시설의 애육원과 보육원을 건설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애민사상을 선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락·유흥시설과 보육원, 애육원 등의 건설은 근본적인 경제적·제도적 개혁 없이도 가능하고 북한 주민들과 외부 세계에 김정은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는 손쉬운 선전 효과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북한지역의 올해 위성사진에는 댐과 운하, 저수지 등의 공사 현장이 유독 많이 포착되기도 했다. 농업용수를 확보하거나 전력을 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황해남도에 건설 중인 50㎞ 길이의 대운하는 옹진군과 강령군 등 남쪽 지방에 물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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