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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제시한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구상을 비주류가 거부하면서 제1 야당의 분열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특히 비주류의 수장 격인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본격적인 탈당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정연이 분당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이대로 가면 필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다들 생각하는 것 아니냐"며 "그래서 지도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문 대표의 사퇴를 주장했다. 문 대표는 '하위 20% 컷오프' 실시 후 조기 선대위 출범을 통해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김 전 대표는 "문 대표의 사퇴가 먼저"라면서 사실상 탈당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은 전략가로 통하는 김 전 대표가 새정연을 떠날 결심을 굳힌 채 탈당 명분을 얻고 야권의 정치지형을 바꿀 수 있는 전략을 세우고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에 이어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박주선 의원도 이날 "새정연과의 총선 연대는 없다"고 밝혀 이들의 배경에 김 전 대표의 '새정연 고립구상'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박 의원은 지난 23일 김 전 대표를 만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안 의원과도 지속적인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의 한 관계자는 "열린우리당 탈당을 주도했던 김 전 대표가 탈당의 성공방정식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새정연을 신당 세력과 고립시켜야 3자 구도를 우려하는 수도권 소속의 새정연 의원들이 동요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의 탈당 시기는 동반 탈당의 규모가 갖춰진 후 실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최원식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 전 대표는 야권의 정치질서를 개편하겠다는 의지 속에서 윤곽을 잡으며 탈당할 것"이라며 "본인이 혼자 나간다기보다는 탈당의 흐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김 전 대표와 함께 탈당 의사를 밝힌 의원은 주승용 의원 정도지만 최재천 의원과 김관영 의원 등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박형윤기자 man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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