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혼란에 빠졌다. 대한건축학회가 지난 1일 "리모델링시 3개 층까지 증축해도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발표를 할 때만 해도 관련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듯 보였다. 하지만 불과 3일 만에 학회는 "그 발표는 개인의 연구 결과일 뿐 학회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라며 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학회의 발표내용에 대해 학회 스스로가 '개인의 연구일 뿐'이라며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대한건축학회는 지난 4일 국토해양부로 보낸 공문을 통해 "이번 연구 용역이 특정 건설사로부터 수주 받아 진행된 건으로 특정 단지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연구의 옳고 그름을 떠나 개인의 연구 결과가 학회의 공식 입장으로 변질돼 유감"이라는 말까지 더했다. 연구 용역을 의뢰했던 리모델링협회 측에서도 다시 반론을 제기했다. 협회 측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학회에 의뢰했고 학회에서 해당 연구원에게 용역을 할당한 것인데 이제 와서 개인의 의견이라고 발뺌하고 의견을 번복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협회 자체가 여러 건설사에 회비를 받아 운영되는 곳인데 그런 식으로 꼬투리를 잡아 마치 용역 결과가 조작된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건축 관련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대한건축학회로써 한 건설사의 후원을 받아 진행된 연구 결과를 일반화해 혼란을 주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에 대해서는 이해가 가는 바이다. 하지만 한편에서 "지난해 국토부가 토지주택연구원에 수직증축을 용역 의뢰했을 때는 '안정성 문제로 불허'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 결과가 학회의 공식 입장으로 비쳐질 경우 국토부와 대립각을 형성하게 될 수 있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자든 후자든 간에 이번 일은 결국 불필요한 싸움에 불과했다는 생각이다. 지지부진 싸움에 지쳐가는 것은 결국 주택 수요자들이다. 이들에게 있어 누구의 말이 옳냐, 그르냐는 차후의 문제며 필요한 것은 수직증축이 안전한가에 대한 명쾌한 결론이다. 이미 국토부와 업계는 한 차례씩 수직증축 관련 연구를 수행한 셈이 됐다. 누가 옳다, 그르다의 공방에 치중하기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양측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주택수요자들이 납득할 만한 명쾌한 결론을 내려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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