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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여성 고객 사로잡는 제품 판매 전략

■여자는 언제 지갑을 여는가(파코 언더힐 지음, 살림 펴냄)


당신이 매장 관리 담당 MD(Merchandisingㆍ상품기획자)라고 가정하고 여성용 제모용품을 진열해 보자. 상당수 사람들은 남성 면도기 등을 판매하는 진열대 옆에 둬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소비 심리 분석가이자 '쇼핑 과학'의 창시자인 저자는 여성용 속옷을 판매하는 란제리 코너 옆에 진열하라고 조언한다. 여성이 다리를 매끄럽게 만들고 보습하는 행위는 남자들의 면도와 달리 관능적 분위기가 개입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책은 오늘날 새로운 소비권력층으로 떠오른 여성 고객으로 인해 우리 주변의 제품, 서비스, 공간 등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살피고 그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지갑을 열게 하는 전략을 알려준다.

여성 구매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의외로 기본적인 것들이다. ▦청결 ▦통제권 ▦안전 ▦배려 등이 그것이다. 여성은 자주 가는 상점, 의류 매장 탈의실, 유아용품 매장, 식당 등에서 청결성의 여부를 본능적ㆍ즉각적으로 느낀다. 또한 여성은 공간을 스스로 통제하거나 조절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의류매장 탈의실이나 중요한 미팅을 하는 바에 '조명 세기 조절' 기능이 있다면 여성 고객의 점수를 딸 가능성이 더 높다. 안전과 배려를 고려해 대형 할인매장에서 카트 이외에도 큰 장비를 구입한 여성을 위해 자동차의 트렁크까지 안전하게 장비를 옮겨줄 직원을 따로 둔다면 이 또한 여성 고객을 사로잡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과거에 비해 화이트 와인 구매율이 증가한 것 또한 화이트 와인을 마시는 것이 다른 술을 마시는 것보다 더 깨끗해 보일 뿐 아니라 칼로리도 낮을 것 같다는 믿음이 반영된 여성 고객의 파워로 인한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책은 1부 '여자들이 바꾼 세상'과 2부 '여자들이 지갑을 여는 순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저자의 특별한 한국 체험기가 담긴 '한국어판 서문'과 인터뷰 내용도 함께 실려 있다.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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