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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세제 혜택이 마감되기 전에 분양을 마무리하고 싶었죠." 온종일 비가 내린 날씨 탓이었을까. 명절을 앞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일까.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 마감시한(11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지난 9일 오후 김포 장기동과 고촌읍의 한강신도시 모델하우스는 예상했던 것보다 한산했다. 모델하우스가 모여 있는 장기동의 공터에는 수십 대의 차량만이 주차돼 있고 모델하우스 내부를 둘러보는 사람들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아무래도 큰 명절을 앞둔 만큼 방문객은 다소 줄었네요. 지난주 말 좋은 층수와 조망의 물량이 대부분 계약된 탓도 크다"고 말하는 한 업체의 분양 관계자 말처럼 양도세 감면 혜택이 마감되기 전 분양을 받으려던 사람들로 수혜를 톡톡히 누리던 지난주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분위기가 침체된 것은 아닐까. 한 업체의 분양 관계자에게 이에 대해 묻자 "그래도 방문객 수 대비 계약률을 따지자면 이번주가 더 높다. 11일 마감을 앞두고 계약을 결정하는 고객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그냥 한번 둘러보는 사람들보다 어느 정도 마음을 정하고 방문한 사람들이 많다"며 "양도세 혜택이라는 투자적인 목적보다 실제 거주할 것을 마음에 둔 고객들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양도세가 100% 감면되는 한강신도시의 경우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 5개 건설사가 동시분양을 통해 물량을 쏟아냈었다. 특히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5년간 양도세도 100% 면제 받을 수 있는 김포ㆍ영종지구 미분양 물량에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몰리며 반짝 활황세를 누렸다. 업체의 관계자들은 "미분양 단지의 경우 하루 100명이 오면 많이 왔다고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지난주까지 평일에는 150~200명, 주말에는 400~5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방문하는 등 관심이 높았다"고 입을 모아 설명했다. 텔레마케팅, 1대1 마케팅 등의 적극적인 공세를 펼친 것도 한 몫했다는 평가다. 실제 한강신도시에서 e편한세상과 쌍용예가를 분양한 김포시도시개발공사의 한 관계자는 "두 단지를 분양하는 주택관에는 주말에는 1,000명 이상, 평일에는 300~400명 이상이 방문했다"며 "실계약률도 비슷한 시기에 분양했던 다른 지역의 단지들 가운데에서도 단연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강신도시 래미안의 강호식 소장 역시 "선착순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데 하루 10개씩 계약되고 있다"며 "관심고객으로 등록한 4,5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텔레마케팅 등 밀착관리를 한 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제 혜택이 사실상 종료되면서 업계 내부에서는 신규분양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시장이 침체될 것이라는 불안감도 크다. A사의 한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 등을 해보면 양도세 감면 혜택에 그리 민감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며 "하지만 혜택이라는 것이 없는 것보다 많을 때 구매하고 싶은 것이 사람들의 심리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임대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는 중흥건설의 고재희 소장은 "양도세 혜택이 끝난 후 당분간 시장이 침체될 수도 있지만 한강신도시 아파트의 경우 워낙 분양가가 저렴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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